페이스북 페이퍼, 뉴스 앱을 넘어 페이스북 2.0으로

아래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

페이스북 지난 2월 3일 미국 애플 계정을 가진 아이폰 이용자에게 제한하여 페이퍼(Paper)라는 새로운 앱을 공개하였다. 페이퍼는 뉴스 및 블로그를 신선하게 중개할 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주요 기능을 새롭게 재조직화하고 있다. 10주년을 맞이하는 페이스북이 바야흐로 모바일 세대를 위한 본격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세대 위한 모바일 앱 신호탄 
페이퍼에 대한 간략한 평가 및 함의를 분석하기에 앞서 명확하게 하고 싶은 총평은 다음과 같다.

  • 페이퍼는 순수한 뉴스 앱 또는 (RSS) 뉴스리더가 아니다. PC 브라우저에 적합한, 다시 말해 모바일에서 불편한 몇 가지 기능이 포함된 것을 제외한다면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모바일 UX/UI가 이후 나아가야 할 혁신적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페이퍼는 모바일 세대를 위한 모바일 앱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 뉴스 생산자에게는 방문자 중심의 편집 및 제작이 낳은 결과인 뉴스 선정성을 벗어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페이퍼가 제공하고 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공유되지 못하는 뉴스는 뉴스로서 생명력을 잃어갈 가능성이 크다.
  • 모바일 광고시장의 중심이 페이스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페이퍼와 함께 증가했다. 네이버 및 다음 등 포털서비스에 광고 쏠림 현상이 뚜렷한 한국시장에서 강력한 모바일 광고매체의 등장은 뉴스생산자에게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 페이퍼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네이버 뉴스 및 다음 뉴스 서비스가 모바일 영역에서 절대 간단치 않은 경쟁자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페이퍼는 페이스북 앱과 같이 뉴스피드 – 페이퍼에서는 “Facebook”으로 명칭 – 뿐 아니라 친구요청, 메시지,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첫 화면에서 아래로 밀기(swipe) 이후 나타나는 프로필, 업데이트/포스트 만들기, 설정, 뉴스 섹션(sections) 선택,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등장하는 검색, 그룹, 구독하는 페이지를 포함한다면 사실상 전통 페이스북 앱의 모든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을 깊은 곳에 숨겨둔 것은 전통 뉴스피드와 새롭게 추가되는 뉴스 섹션 소비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페이스북 페이퍼

페이스북 페이퍼

이용자 참여 알고리즘 기초한 뉴스 섹션 편집
개별 이용자별 뉴스피드에 추가된 것은 해드라인, 테크, 귀요미(cute), 지구(planet), 생활문화(well lived), 가족(family matters) 등의 뉴스섹션이 추가되었다. 개별 뉴스섹션의 뉴스중개방식은 1) 섹션별 페이스북 공유(좋아요와 공유)가 많은 개별 뉴스 및 블로그, 2) 섹션별 페이스북 공유율이 높은 뉴스서비스 및 블로그 등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에 의한 편집 방식인 네이버 뉴스 및 다음 뉴스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장사를 위한 ‘충격과 헉!’ 중심의 뉴스 편집 방식,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날몸으로 이용자 관심을 사로잡으려는 시도 등이 최소한 페이스북 페이퍼에서는 사라질 수 있다. 또한 눈에 띄는 뉴스 섹션은 양성평등(Equalize)과 동성애(Pride: 이른바 LGBT 커뮤니티 뉴스)다. 페이스북이 대단해서 이런 뉴스 섹션이 추가된 것이 아니다. 전통 미디어와 연예 뉴스 사업자가 감을 잡지 못해서 그렇지, 결코 적지 않은 뉴스가 생산되고 사랑받는 영역이 양성평등과 동성애다.

성평등과 동성애는 뉴스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영역을 차지한다

성평등과 동성애는 뉴스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영역을 차지한다

페이스북을 통한 뉴스 소비를 이번 페이퍼 기능의 중심에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3년 10월에 발표된 퓨리서치(PewResearch) 결과를 보면, 미국 성인 중 64%가 페이스북 이용하고 있으며, 미국 성인 중 무려 30%가 뉴스소비의 중심 매체로 페이스북을 선호하고 있다.

ㄹㅇㄴ

미국 성인 64%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30%는 뉴스 소비 매체로 페이스북을 선호 (출처: 퓨리서치, 2013년 10월)

다시 말해 페이스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네이버 앱 및 다음 앱이다.
굿바이 스크롤! 헬로 밀기! 
전통 페이스북 앱의 소비 방식은 아래위 스크롤이다. 그러나 페이퍼는 상하좌우 밀기(swipe) 방식을 적용했다. 서로 다른 뉴스 섹션을 오갈 때, 뉴스피드 및 개별 뉴스 섹션에서 포스트 및 뉴스 하나 하나를 넘길 때는 이제 한 번만 밀면 된다.

물론 좌우 밀기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10억 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에 새로운 네이게이션 방법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상상해보자. 네이버 및 다음 앱이 PC와 유사한 백화점 나열방식에서 마침내 해방되어 모바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평가받는 좌우 밀기를 과연 도입할 수 있을까?

또한, 지금까지 이미지, 로고, 발문 등으로 서로 다르게 표현되었던 외부 링크가 상자 안으로 깔끔하게 들어갔다. 상자가 펼쳐지듯 추천받은 외부 링크가 열린다. 짧고 간결한 그리고 멋진 애니메이션 효과다. 외부 글을 읽다가 아래로 밀면 페이퍼로 돌아갈 수 있고, 다시 한 번 같은 방향으로 밀면 아래 그림처럼 첫 화면으로 이동한다.paper03

또한 트위터의 리트윗(Retweet)과 같은 기능을 가진 재공유(Reshare)를 새롭게 도입했다. 재공유(Reshare)를 클릭할 경우, 댓글없이 바로 공유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공유(Share)와 좋아요(Like) 기능도 사라지지는 않았다.

재공유(reshare)를 도입한 페이스북 페이퍼

개인적으로 매우 반가운 소식은 포켓(Pocket), 인스타페이퍼(Instapaper) 등 외부 북마킹 서비스와 통합되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넘기다 보면 발견하는 좋은 글, 멋진 동영상을 바로 바로 소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후 여유를 가지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돕는 대표적인 도구들이 포켓과 인스타페이퍼다. 모든 것을 자신의 울타리 안에 가두려는 의지를 실현한 것인 전통 페이스북 앱이라고 한다면, 10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거느린 시장의 거인이 외부에 문호를 (아주 조금!) 개방한 것이다.
모바일 동영상 광고 실험
이번 페이퍼 앱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흥미로운 것은 무엇보다 자동으로 시작되는 동영상 광고(auto-play video ads)가 실험되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가 노출될 때 영상이 소리가 없는 상태에서 자동으로 시작하고, 이용자가 해당 영상을 터치할 경우 소리가 나는 형식이다.

동영상을 터치할 때 비로소 소리가 나는 광고 방식을 모바일에 도입한 페이스북 페이퍼 (캡처: 페이스북)

모바일 동영상 광고는, 페이스북 북부 유럽 책임자 마틴 오트(Martin Ott)가 최근 밝힌 것처럼, 2014년 방송사의 프라임타임(prime time) 광고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손에 든 스마트폰을 통해 다소 몽롱한 상태의 이용자를 찾아가는 페이스북 동영상 광고는 방송사의 프라임타임보다 효과가 높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예측이다.
세 마리 토끼 잡으려는 페이스북의 야심 
종합적으로, 페이스북은 페이퍼 앱을 통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새로운 모바일 사용자 체험(UX/UI)을 실험하고,
둘째, 다채로운 뉴스 섹션, 재공유(Reshare), 애니메이션 효과, 외부 북마킹 서비스 통합 등 페이스북을 매개로 뉴스 소비를 더욱더 강화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하며,
끝으로, 모바일 광고시장에 대한 확장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혁신 미디어 동향 1: 뉴스 퀴즈를 만들어라

아래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

2014년 1월, 전 세계 미디어의 새로운 시도들을 간략히 정리합니다.
1. 영국 BBC 인스타그램 전용 뉴스 시작
‘이용자가 있는 곳에 뉴스가 찾아가야 한다’ 이 주장을 많은 언론사가 최근에 (이제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뉴스 링크와 간단한 소개 글 정도를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에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죠. 반면 특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특화된 뉴스를 생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BBC는 2014년 1월 한 달 동안 인스타그램(Instagram)만을 위한 뉴스를 만들어 생산하고 유통했습니다. BBC는 인스타그램에서 유통되는 뉴스를 인스타팩스(Instafax)라고 부르는데요. 인스타그램에서 유통하는 동영상 뉴스는 13초라는 형식 제한 아래에서 스토리텔링을 진행해야 합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거죠. 이번 프로젝트는 디지털 시대 방송저널리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유의미한 뉴스 실험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BBC Instafax on Instagram

인스타그램에 특화된 뉴스를 제작해 유통하는 BBC의 실험 ‘인스타팩스’

2. 미국 NBC ‘나우디스뉴스’와 협업
짧은 동영상 뉴스의 선두주자는 13초 동안 촌철살인의 멘트로 뉴스를 전하는 나우디스뉴스(NowThisNews)입니다. 나우디스뉴스는 정보 및 뉴스 소비에 갈증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를 자신의 뉴스 소비자로 명확하게 제한하고 있죠. 나우디스뉴스는 모바일에 친숙한 이들에게 짧고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내러티브를 동영상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국 NBC가 나우디스뉴스의 제작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협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NBC는 자료화면 등 동영상 뉴스제작의 자원을 제공하고, 뉴스 제작을 나우디스뉴스 팀이 책임지는 형식입니다.

nowthisnews

13초 동영상으로 뉴스를 전하는 모바일에 특화된 뉴스 ‘나우디스뉴스’

3. 바이스(Vice) 청소년 잡지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바이스(Vice)는 1994년 캐나다에서 3명의 실업자에 의해 창간됐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북미, 유럽 및 일본 등 14개 국가에서 발행하는 잡지죠. 청소년, 청년들이 겪고 있는 성, 마약, 폭력 문제뿐 아니라, 정치 및 사회 갈등 등도 그들의 시각에서 훌륭하게 그려낸다고 평가받습니다. 바이스는 스스로 고객층을 만 21세부터 40세까지로 정의합니다.

바이스는 2013년에는 유튜브를 이용해 다큐멘터리 전문 바이스 뉴스를 시작했습니다(2014년 1월 기준 구독자 수는 7만 3천 명 수준). 바이스의 기업 가치는 현재 10억 달러에 이르고 있죠. 비교해보면, 제프 베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 가격은 2억 5천만 달러였습니다. 바이스는 2014년 소셜과 모바일에 집중한 새로운 뉴스 서비스 시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니만랩에서 바이스의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바이스는 매우 매력적인 미디어임에는 분명하지만 모방하기 쉽지 않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vice

실업자 3명이 만든 청소년 잡지에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한 바이스

4. 2013년 뉴욕타임스 최대의 희트작은 뉴스 퀴즈!

2012년 뉴욕타임스는 스노우폴을 통해 디지털 저널리즘에 새로운 척도를 제시했습니다. 2014년 1월 경향매일경제 그리고 아시아경제도 유사한 형식실험을 시도할 정도니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생산비용이 들어가는 스노우폴 형식이 이용자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뉴스속보, 또는 스크롤 형식(Scroll-Story) 또는 버즈피드(BuzzFeed) 방식의 리스티클(listicle)이 2013년 뉴욕타임스 뉴스/기사 중 가장 인기 있었던 뉴스/기사 형식은 아니었습니다.

2013 년 뉴욕타임스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찾은 곳은 ‘뉴스 퀴즈’였습니다. 그것도 2013년 12월 21일에 시작한 퀴즈 서비스가 단 7일 만에 2013년 뉴욕타임스 최대 방문자를 모았습니다. 퀴즈 내용은 놀랍게도 ‘사투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 퀴즈 뉴스

2013년 뉴욕타임스의 최대 희트작은 특집 기사가 아니라 ‘사투리’ 퀴즈

5. 영국 ‘트리니티 미러’ 역시 뉴스 퀴즈로 대박

영국 트리니티 미러(Trinity Mirror)는 1903년부터 역사를 쓰기 시작한 240여 개의 지역 및 전국 신문을 발행하는 대형 언론기업입니다. 대표적인 뉴스 서비스는 영국 황색저널리즘의 대표 중 하나인 데일리 미러(Daily Mirror)죠. 고루한 먼지가 풀풀 대는 트리니티 미러도 버즈피드의 인기가 탐난듯 합니다. 트리니티 미러는 2013년 여름과 겨울 총 2개의 유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뜻밖의 대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UsVsTh3m과 Ampp3d

뉴욕타임스와 마찬가지로 ‘퀴즈’로 재미를 본 트리니티 미러

지난여름에 시작한 어스버서스뎀(UsVsTh3m; us vs. them)이 월평균 방문자 7백만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지난 11월에 시작한 앰프드(Ampp3d; Ampped)는 6주 만에 방문자 7백만이라는 놀라운 성장 속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뉴스서비스 모두 버즈피드식 뉴스보다는 게임형 뉴스 퀴즈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죠. 앞선 뉴욕타임스 퀴즈에서는 재치있지만 진지한 냄새가 난다면, 어스버서스뎀과 앰프드는 뭔가 오덕스러운 퀴즈를 제공합니다.

6.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즘의 비밀은 7만 개가 넘는 장르

넷플릭스(Netflix)에 쌓여서 이용자를 기다리는 영화 및 드라마 수는 2009년 이미 10만을 넘었습니다. 정보 과잉처럼 영화 과잉, 드라마 과잉으로 인해 이용자는 선택의 괴로움에 빠질 수밖에 없죠. 이때 진가를 발휘하는 건 추천 알고리즘입니다. 애틀란틱(The Atlantic)의 알렉세이 마드리갈(Alexis Madrigal)이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을 멋지게, 아니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비밀은 76,897개의 장르 구분에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개별 이용자가 보는 영화 또는 드라마를 극단적으로 세분화시켜 분류함으로써, 미국 국민의 영혼(?)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Deep Sea Father-and-Son Period Pieces Based on Real Life Set in the Middle East About Reunited Lovers With a Strong Male Lead

무슨 소리일까요? 특정 이용자가 어떤 영화를 시청할 때 생성되는 분류 태그의 예입니다. (*주: 필자가 꾸며낸 조합). 이러한 분류 기술과 이에 기초한 추천 알고리즘이 넷플릭스가 여타 경쟁자를 압도하는 핵심 무기입니다.

넷플릭스는 헐리우드 영화를 매우 세분화해서 관리한다

7만 6천여 개의 영화 장르를 구별해서 제공하는 넷플릭스
7. 뉴스의 미래가 궁금한가? 스마트워치가 답이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14년 1월 CES에서는 다양한 스마트워치가 등장했죠. 스마트워치를 통해 날씨 정보를 얻고, 전화를 주고받고, 카카오톡으로 채팅하고…… 이 정도 기능을 위해 추가로 스마트워치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스마트워치의 용도가 뭔가 더 있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진 영국Journalism.co.uk의 알라스터 레이드(Alastair Reid)는 그 답을 뉴스 소비에서 찾았습니다. 쉽게 동감하긴 어렵지만 한 번쯤 그 가능성을 상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 시계들

©Sarah Tew/CNET

강의교재 및 2014년 계획> 알고리즘 사회의 도래

2013년 초반부터 주된 연구 관심사가 ‘알고리즘 사회의 도래’다. 대학에서 2013년 1학기와 2학기에 두 차례 강의를 하면서 고민을 발전시켰다.

2013년 여름부터는 관련 책을 쓰기 위해 자료도 모으고, 기술철학에 대한 공부도 시작했다. 이 때 만나게 된 철학자가 하이데거다. 하이데거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연구를 더디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지 않다보니, 책 쓰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점이다. 속도를 조금이라도 내기 위해 곧 출판될 <소셜픽션>에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2개 장에 담아 송고하였다. 그리고 “구글 꺼져버려!”: 디지털 부르주아지에 대한 분노에 추가적인 고민을 담았다. 가능하다면 슬로우뉴스에 연재를 통해 고민들을 강제적으로도 2014년에는 글로 표현해볼 계획이다. 여유가 된다면 흩어진 글들을 모아 출판을 시도해볼 계획이다.

아래는 강의용 스크립트다.

예측: 2014년 주목할 만한 7가지 디지털 흐름

아래는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이다.

—————————————-

한 해 유행을 예측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른다. 특히 IT 매체의 추정 기사를 읽다 보면 ‘세상의 변화가 숨 가쁘게 진행될 거야, 멋진 디지털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분발해!’라는 속삭임을 듣곤 한지만, 믿거나 말거나라는 의심이 생기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이 글에서는 2014년 디지털 경제에 대한 예측을 밑바닥에 깔고 그 위에 아쉬움과 실망의 소금을 뿌려보려 한다. 2014년 디지털 점괘가 얼마나 정확했는지는 2015년 1월 슬로우뉴스를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구슬아~ 구슬아~ 2014년을 보여다오"  (합성, 원본 출처: OakleyOriginals CC BY )

“구슬아~ 구슬아~ 2014년을 보여다오”
(합성, 원본 출처: OakleyOriginals CC BY )

1. 이어지는 IT 업계의 ‘기업공개’ 파티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아마존의 주가가 2014년에도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애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과 더불어 이들 4개 기업의 주가는 IT 기업 주식 일반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경색시키지 않기 위해 2014년에도 양적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주식시장에 좋은 신호다.

미국에서는 드롭박스가 기업공개(IPO) 대열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에버노트 또한 강력한 기업공개 후보다. 그러나 아쉽게도 에버노트 대표 필 리빈(Phil Libin)은 2013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르웹(LeWeb) 행사에서 2014년 에버노트의 기업공개는 없을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한국 카카오와 일본 라인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에 뛰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카카오와 라인의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아래 3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2. 노동의 기반시설로서 인터넷 + 정부 3.0 실패

월드와이드웹에서 특정 서비스의 성장을 되돌아보면, 언뜻 보기에는 하찮은 아이디어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대다수 이용자의 생활에 큰 변화를 주는 서비스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생의 데이트 보조수단으로 시작했던 페이스북은, 기업 마케팅의 변화를 이끌어냈을 뿐 아니나 아랍의 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사회운동의 조직화에 주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웹 서비스 그리고 스마트폰 앱은 처음에는 개별 이용자에 의해 사적으로 이용되다가 그 이후 기업과 정부로 이용범위가 확대된다.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노동의 기반시설(Infrastructure)이 변하게 된다. 드롭박스와 그 유사 서비스인 네이버 엔드라이브, KT의 유클라우드 등을 예로 들어보자. 외장 하드 대신 가상 하드를 통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아이디어는 사실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상상이 현실이 된 드롭박스를 처음 사용했을 때 느낄 수 있었던 놀라운 매력은 쉽게 잊을 수 없다. 학기 말 리포트를 드롭박스 링크로 제출하고, 공유 폴더를 통해 여친과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드롭박스의 매력을 즐길 줄 아는 개인이 처음에 있었고, 그 이후 작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가상저장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대기업과 정부기관 대다수는 가상저장 장치 이용을 아직은 (겉으론) 금지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대기업 직원과 공무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상저장 서비스에 흠뻑 젖어들고 있다.

에버노트와 구글 드라이브 또한 드롭박스와 유사하게 개인 이용자에서 시작해서 작은 기업을 거쳐 대기업과 정부기관으로 이용자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2014년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형조직에 스며드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비록 핀터레스트, 라인, 스냅챗 등과 비교해서 매력적이지 못할지라도,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생성하고, 관리하고, 공유하고, 보관하는 서비스는 인터넷의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유용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NSA의 감시 행위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의 세계 확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국가보안국(NSA)의 인터넷에 대한 파렴치하고 불법적인 감시는 드롭박스, 에버노트, 구글 드라이브 등 미국 서비스의 세계적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기능하고 있다. 미국 애국법(Patriot Act), 전자 커뮤니케이션 프라이버시 법(ECPA, Electronic Communications Privacy Act), 외국 정보 감시법(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Act) 등 미국정부의 인터넷 감시를 가능케 하는 법들을 전면 공격하는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가 2014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스위스 은행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던 것처럼, 스위스 은행 스타일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할 것이다.

한편 한국정부는 2013년부터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을 슬로건으로 하는 정부 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공개 데이터 및 문서의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임정욱이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 기사를 읽고”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보안을 구실로 인트라넷에 갇혀 있는 것이 한국 정부기관의 현실이다.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한국 IT 전통에 대한 진단 없이 허울 좋은 구호를 남발한다고, 없던 ‘개방과 공유 유전자(DNA)’가 생기는 일은 없다. 2014년, 정부 3.0의 전시용 성과만이 넘쳐날 것이다.

3.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경쟁의 가속화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라인, 위챗, 카카오톡…. 2014년 세계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시장에서 열띤 경쟁을 펼칠 주인공들이다. 궁금증은 이렇다. 직접 네트워크 효과에서 출발하고 있는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도 이른바 ‘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까?

실마리는 샌프란시스코의 투자전문가 찰스 허드슨(Charles Hudson)의 블로그 포스트에서 찾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 2013년 11월 그의 글을 처음 접하고, 손바닥으로 무릎을 치며 ‘바로 이거야’를 외쳤다.) 그가 주목하는 기능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푸시 알림 서비스(push notifications)다. 이 기능이 존재하는 한, 개별 이용자에게 있어 상대방과 한 개 또는 다섯 개의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 소통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명의 이용자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을 동시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모바일 메시징 시장을 독식하는 일은 ‘알람 기능’ 때문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풀 커뮤니케이션(Pull Communication)과 달리 그룹 채팅 기능을 포함해서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푸시 커뮤니케이션(Push Communication)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에 내장된 푸시 알림 서비스로 인해 카카오톡, 라인 또는 마이피플 등 다양한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 상대방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복수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의 동시 사용 가능성은 관련 시장의 파편화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영원한 1위 사업자는 없다. 이 때문에 왓츠앱이 지배하고 있던 스페인, 독일 또는 이란에서 라인이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 나라별 1위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위치를 유지 또는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2014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나라별 1위, 2위 순위 바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 직접 네트워크 효과 및 잠금효과(Lock-in Effect)가 취약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 영원한 승자가 없을 수 있다는 판단을 투자자가 하게 될 경우, 왓츠앱, 카카오, 라인의 기업공개는 매력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공개가 진행된다 하여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수준의 메가톤급 기업공개는 없을 것이다.
  • 잠금효과를 가능케 하는 기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카카오 및 라인의 ‘유료 스티커’, ‘유료 게임’ 등은 이용자의 잠금효과를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유효한 전략이었다. 따라서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카카오와 라인을 닮아가고, 카카오와 라인이 스냅챗의 기록되지 않는(off the record) 메시지 기능 등을 추가하는 등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가 서로서로 닮아가는 수렴현상이 진행될 것이다.

4. 파워 블로거 재등장과 콘텐츠 마케팅 확산

한국 기업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이른바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뛰어든지 길게 보면 만 3년이 지나가고 있다. 각종 이벤트로 고객을 불러 모으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기업도 많다. 그러나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고객과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때문에 이야깃거리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콘텐츠 마케팅이 2013년 북미 및 유럽 기업에서부터 확산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는 자신들이 생산한 콘텐츠가 고객에게 쉽게 전달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기업 담당자는 외부에서 이미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들은 비록 파편화되어 있지만 바로 블로거, 유튜버(Youtuber), 트위터러, 인스타그래머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른바 파워 블로거가 사회적 비판의 대상으로 발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 마케팅 및 홍보 담당자는 스마트폰에서 확산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젊은 세대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학생 기자단’의 활성화도 이와 같은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 블로그 등 플랫폼의 노령화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젊은 세대에게 있어 네이버 블로그는 이미 기성세대의 잔치판이다. 새롭게 블로그를 시작해서는 도저히 기존 파워 블로거를 따라잡을 수 없다. 나아가 PC 기반에서 탄생했고 성장한 네이버 블로그가 과연 모바일에서도 유용한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콘텐츠 마케팅을 위한 서비스

젊은 콘텐츠 생산자의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이는 모바일 친화적인 플랫폼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은 반대로 젊은 콘텐츠 생산자들을 잡아야 한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이미지 기반의 카카오스토리, 또는 생산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다음의 스토리볼 등이 이들 젊은 콘텐츠 생산자를 유혹하기 위해 2014년 열띤 경쟁을 전개할 것이다. 물론 기업 마케팅과 홍보에 콘텐츠 생산자를 싼 값에 활용하는 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증가할 것이다.

5. 뒷문으로 조용히 사라질 창조경제

1970년대 미국 백인 중산층 집에 하나쯤 있었던 먼지와 기름 때 쌓인 창고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로 인해 혁신의 모태로 인식되곤 한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까지 창고는 자동차, 개인용컴퓨터(PC) 등 새로운 기계가 만들어지고 낡은 기계가 진화하는 혁신의 공간이었다. 실제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제품은 창고에서 만들어졌다. 그 때문인지 한국의 대학교, 지자체 등에서는 크고 작은 벤처지원공간, 청년창업센터, 창작지원센터 등을 앞다투어 만들고 있다. 대도시의 높은 임대료를 고려한다면 무료 또는 저렴한 입주비용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게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창고=공간=혁신’라는 등식은 창고가 가진 의미를 축소할 수 있다. 자동차, 개인용컴퓨터(PC) 등 인류의 문명을 바꾸었던 기술혁신은 재정 지원이 넉넉한 대형 기업 및 대학교의 연구소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사회적 조명과 관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그리고 남몰래 일어났다. 그것이 창고의 메타포에서 읽어내야 하는 교훈이다. 창고라는 요란스럽지 않은 장소에서 주변의 주목과 다소 떨어진 상태로 당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열정의 부산물이 바로 혁신이다.

창조경제는 과연 언제쯤 손에 잡힐 것인가

창조경제는 과연 언제쯤 손에 잡힐 것인가

그런데 요란스럽게 장관과 대통령이 나서 창조를 떠들고, 정부지원금 규모 확대한다고 디지털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까? 창조를 가로막는 IT 전통(Legacy)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검토하는 일이 우선이고, 어쩌면 혁신을 가로막는 IT 전통을 뜯어고치는 것이 창조경제의 지름길이다.

오픈소스 문화는 감히 꿈도 꿀 수 없게 만드는 개발자 임금구조, ‘인터넷=네이버’ 정도 생각하는 정책결정자, 승진 기회가 제한된 IT 전문직 공무원, 한편으론 한글과 컴퓨터를 지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개방을 이야기하는 인지 부조화, 액티브엑스 먹이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집단, 검색 서비스에 관한 인문과학 및 사회과학 논문 몇 편 없는 나라에서 일명 “검색서비스 권고안”을 버젓이 내놓는 행정관료… 이러한 환경에서 창조경제가 2014년 구현된다면, 인류는 2014년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6. 더욱 망가지는 저널리즘

지난 2010년 독일 악셀 스프링어(Axel Springer) 대표 마티아스 되프너(Mathia Döpfner)는 당시 살아있는 스티브 잡스에게 다음과 같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하루에 한 번 (무릎을 꿇고) 앉아 스티브 잡스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아이패드를 만든) 스티브 잡스가 언론사를 구했다. (Sit down once a day and pray to thank Steve Jobs that he is saving the publishing industry.)

2010년 이후 전 세계 언론사 및 방송사는 앞다투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을 만들었고 독자와 시청자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도가 부족했는지 일부 앱을 제외하면 차가운 이용자의 외면을 감내해야 했다. 특히 한국 상황은 언론사 및 방송사에 더욱 참담하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 논쟁에 몰두하며 이른바 클릭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사이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네이버 앱과 다음 앱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그로 인해 무가지 신문은 몰락하고 가판 신문의 판매는 뚝 떨어졌다. 이미 저널리즘 시장은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지만, 한국 저널리즘은 아직도 종이매체에 집중하고 있어 네이버 및 다음 종속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기자나 블로거라면 꼭 알아야 할 2013년 저널리즘 트렌드 8가지”에 소개된 것처럼, 해외에서는 크고 작은 저널리즘 혁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저널리즘은 여전히 ‘트래픽 함정’에 빠져있다. 이러한 경향은 2014년에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없는 혁신은 없다. 종이신문 광고 시장의 축소는 더욱더 언론사의 모바일 투자를 제한할 것이다.

제목 낚시질의 백미

제목 낚시질의 신기원: 조선닷컴이 언론의 바닥까지 다 보여줬다

7. 방송시장 재편 시작

AOL과 함께하는 하이디 클룸, 야후와 함께하는 톰 행크스, 소니와 함께하는 제리 사인펠트,  아마존과 함께하는 존 굿맨, 유튜브와 함께하는 마돈나,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캐빈 스페이스. 이들은 모두 지난 2011년부터 앞에 나열된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이른바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program)를 제작한 스타들이다. 영미권 방송산업에서 2013년 키워드 중 하나는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program)였다.

2013년 한 해 동안 케이블 등 전통 방송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유통된 오리지널 콘텐츠는 78편에 달한다. 대표작은 캐빈 스페이스가 주연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다. 아마존 또한 “알파 하우스(Alpha House)”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대열에 합류하였고, 심지어 NBC 유니버설, 폭스 방송, 디즈니 ABC 등 3개 미국 대형 방송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훌루(Hulu)에서도 “배틀그라운드(Battleground)”라는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엑스박스 라이브용으로 음악방송을 시작하였고, 페이스북도 이에 뒤질세라 ‘페이스북 라이브’라는 음악방송을 2013년 시작하였다.

이렇게 야후, AOL,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막대한 돈을 들여 영상제작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 가지 전략적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첫째, 이용자를 자사 플랫폼에 묶어 놓기 위해 영상 콘텐츠 제작에 직접 나서고 있다. 웹 플랫폼  사업자 사이의 경쟁격화는 자연스럽게 이용자의 관심과 체류시간을 사로잡기 위핸 콘텐츠 경쟁을 불러일으켰고, 한국 포털이 웹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면 미국 플랫폼 사업자는 영상 콘텐츠를 들고 나온 것이다. 미국 넷플릭스 이용자는 하루 평균 87분, 월평균 2,600분을 영상소비에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유튜브 이용자는 월 평균 401분을 쓰고 있으며,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가 동영상 소비에 쓰는 시간은 월 평균 25분이다(출처1, 출처 2).

둘째, 이용자 체류 시간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광고 매출을 증대시킨다. 나아가 스타가 출연하고 높은 제작비가 들어간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광고 매출을 가져온다. comScore 분석자료를 보면, 유튜브는 훌루에 비해 높은 도달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용자당 광고노출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동영상 콘텐츠의 종류와 수준에 따라 이용자의 광고 집중도와 광고주의 선호도가 크게 나뉘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인기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외부에서 구매할 경우 라이선스 비용이 함께 상승하기 때문에, 광고매출의 증가가 유통 플랫폼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여기에 바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이유가 있다. 높은 광고매출을 보장하는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여 이익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셋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생태계가 확대되었다. 전통 방송사를 위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뿐 아니라 야후, AOL, 유튜브 등 웹 플랫폼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작사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나아가 유튜브는 로스엔젤레스, 런던 그리고 도쿄에 직접 스튜디오를 만들어 창작자를 육성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경우 영상작가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웹 플랫폼 사업자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2014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과 유사하게 브라질 월드컵과 소치올림픽 생중계에 직접 나설 것이다. 이와 다소 유사한 흐름이 JTBC의 네이버 및 다음 중계를 계기로 한국에도 2014년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미 스포츠 중계의 매력을 느낀 네이버 및 다음이 스포츠 중계의 외연을 확대할 것이다. 다만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는 작은 시장규모 또는 경쟁 사업자에 대한 정치적 배려 등의 이유로 소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014년, 한국 디지털 환경 변화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낙후된 정부 당국의 정책과 규제가 계속해서 발전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며, 언론사 및 방송사 등 전통 미디어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는데 장애요인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간단치 않은 환경 속에서도 혁신을 이뤄나갈 크고 작은 기업에, 그리고 이용자 자신에게 적잖은 기대를 걸어보자. 이제 막 새해를 시작했으니 말이다.

“구글 꺼져버려!”: 디지털 부르주아지에 대한 분노

아래는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

IT 기업들은 미디어, 정치 그리고 노동사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경제분야를 혁신하고 동시에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파괴기술(disruptive technologies)이라 일컬어지는 기술혁신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배자를 낳기 마련이다.

이들 패배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증가하는 패배자 집단이 조직화하고, 이들은 사회적 논쟁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들이 강력한 저항을 이미 시작했다. (필자 주)

구글 직원인 크레이그 프로스트(Craig Frost)는 지난 2013년 12월 20일 구글 통근버스를 가로막은 시위대 소식을 자신의 트위터로 전했다. 시위대가 “구글은 꺼져버려라! (Fuck Off Google)”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통근버스의 출발을 가로막았다. 이들은 통근버스에 올라타 구글 직원에게 유인물을 나눠주었다.

유인물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글 버스 밖의 저들은 그동안 당신들을 위해 커피를 나르고 아이를 돌봐주고 음식을 만들어왔지만, 이제 이 동네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당신들이 24시간 무료 뷔페 직원식당에서 배불리 먹는 동안, 저들은 쓸모없어진 텅 빈 지갑만 바라보는 신세가 됐다. 당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마라. 당신들이 아니었다면 집세가 저렇게 치솟을 일도, 우리가 쫓겨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당신들이 창조한 현실이다. 아마 당신들은 당신들이 창조한 기술 덕분에 온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고 믿고 있겠지만, 수혜자는 오로지 부유층과 권력자와 미국안보국(NSA)뿐이다.”

거대 IT 기업 = 일자리 축소 + 세금 회피
이렇게 2013년 디지털 경제는, 그 중심인 캘리포니아에서 첨예한 갈등의 속살을 드러냈다. 갈등의 배경은 디지털 경제의 호황으로 경제적 수익을 올리는 기술 엘리트와 그 외 대다수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는데 놓여있다. 지금까지 많은 이들은 인터넷 혁신 특히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생활의 편리함을 함께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 일부는 이러한 기술 진화가 점차 그들의 직업, 그들의 거주 환경,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긱(Geeks)은 가장 무자비한 자본가”

숨 가쁜 기술 진화는 위협받는 이용자 규모를 늘린다. 또 고통받는 다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회적 갈등이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한다. [이코노미스트] 컬럼리스트인 애드리언 울드리지(Adrian Wooldridge)는, 지난 2013년 11월 “긱(Geeks)은 가장 무자비한 자본가 중 하나로 증명되었다”며 디지털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서 형성되고 있는 독과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의해 진행되는 거대한 시장 자본화의 반대편에는 일자리 축소와 세금 회피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인간 노동 대체하는 혁신 기술들

한편 2013년 12월 2일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아마존의 미래 기술을 소개한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라는 이름의 무인 비행선이 아마존 물류센터를 출발해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배달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CBS 방송을 통해 연출됐다. 무인 비행선을 통해 30분 안에 주문한 물건이 배달되는 시대, 피자가 하늘을 통해 날아오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  (사진 출처: http://www.amazon.com/b?node=8037720011 )

아마존 프라임 에어
(사진 출처: amazon.com)

그러나 무인 비행기 기술에 대한 환호에는 아마존 물류센터의 열악하고 참혹한 노동조건이 가려져 있다. 나아가 아마존 물류센터의 인간 노동과 택배기사의 노동이 빠르게 로봇에 의해 대체되어 결국 인간의 존엄을 훼손할 수 있도 있음을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2010년 구글이 시작한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self-driving car) 프로젝트는, 자동차가 주변의 변화를 인지하고 스스로 멈추고 운전과 관련된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리도록 해 자동차 사고를 급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경험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번 프로젝트는 멋진 일이다. 그러나 꿈의 자동주행 자동차는 약 350만 명에 이르는 미국 택시운전자의 일자리를 직접 위협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로 전 세계 운전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자동차 보험회사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구글의 자동 주행차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 http://www.autoblog.com/2013/02/08/google-sees-self-driving-cars-in-3-5-years-washington-insurers/ )

구글의 자동 주행차 프로젝트
(사진 출처: autoblog.com/)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의 세금회피

다음으로 구글을 비롯하여 애플, 페이스북 등이 세금회피를 위해 즐겨 사용하는 기법인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와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 기법을 알아보자.

더블 아이리시와 더치 샌드위치

  1.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독일에서 광고, 판매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그렇다면 이 매출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세금을 독일정부에 내야 한다.
  2. 그러나 독일에 소재한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협지 법인은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있는 A라는 회사의 자회사다. 또한, 독일 소재 법인은 모기업 A에게 막대한 규모의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한다. 결국 독일 법인은 이익(매출-비용)이 없어 독일 조세 당국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3. 그런데 아일랜드에 있는 기업 A는 네덜란드에 있는 기업 B의 자회사다. 기업 A는 기업 B에게 주주 배당금을 지급한다.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조세법은 특이하게도 ‘선 배당금, 후 세금’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주주들에게 배당금 주고 남은 이익에서 법인세를 낸다. 기업 A는 기업 B에게 배당금을 주고 나면 이익이 없고, 세금을 낼 이유도 없다.
  4. 네덜란드 기업 B는 기업 A로부터 받은 돈을 아일랜드 소재 기업 C에게 이체한다. 아일랜드 기업 C는 사실 버뮤다 소재 기업 D의 ‘지사’다. 지사의 이익에 대해서 아일랜드 정부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결국 독일에서 걷은 이익 대부분이 버뮤다로 흘러들어 간다. 버뮤다 소재 기업 D는 미국의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 돈을 최종 이체한다.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5%의 낮은 조세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세금회피가 완벽하게 마무리된다.

구글 20억 $, MS 24억 $ 세금 ‘절약’, 아마존은 독일에 한 푼도 세금 안 내

유럽연합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미국 기업이 유럽에서 빼돌린 이익 규모가 연간 약 1조 8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글은 2011년 버뮤다 소재 자기업에 98억 달러를 이체하는 방식으로 약 20억 달러의 세금을 회피하는 데 성공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11년 약 24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절약하였고, 아마존은 룩셈브르크 소재 자회사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2012년 독일에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

디지털 갈등의 상징 ‘실리콘밸리’ 

물론 택배 노동자, 택시 운전자 등 로봇에 의해 인간노동이 대체되는 경향은 속도와 범위를 달리할 뿐 18세기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로 지속한 현상이다. 또한, 기업의 세금회피는 구글, 애플 등에 제한된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미국 NBC 보도처럼, 기자, 약사 그리고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육체노동을 넘어 인간의 지식노동까지 로봇 또는 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되고 있어, 이후 전개될 노동사회 재편은 18세기 유럽과 북미 산업혁명의 그것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검색서비스와 SNS에 기초한 인터넷 광고, 온라인 쇼핑에서부터 드라마까지 등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대부분 영역이 소수의 (미국) 기업에 의해 독점되고 그로 인해 부의 재분배가 불균형을 이루게 될 때, 국제사회의 갈등은 증폭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자. 유럽국가 대다수가 디지털 경제의 절대치를 일부 미국기업에 모두 내주고 있는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그것도 세금 한 푼 받아내지 못하는 조건에서 말이다. 또한, 예견된 국가간 갈등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라는 특정 지역에서는 계층 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IT 부자들이 부동산 가격 폭등 주범

실리콘밸리 지역에 살면서도 직접 IT 기업에 일하지 않거나 ‘영광스러운’ 창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창출된 막대한 경제적 이익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느낀다. 사실 이들의 경제적 조건은 소외를 넘어 더욱 악화했다. 언론학술연구가 전하고 있는 것처럼, 도시 서민 지역 및 빈민 지역이 이곳에 거주하려는 부유층에 의해 고가의 주택지로 변화하는 이른바 주택지구 상류화(Gentrification)가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그 인근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숨 가쁘게 이어지는 IT기업의 기업공개와 기업매각 행렬은 부동산 가격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1,600명 신흥부자 트위터 기업공개

2013년 9월에 있었던 트위터의 기업공개(IPO)는 정확하게 1,600명의 백만장자를 탄생시켰다. 이들 중 대다수가 곧 값비싼 주택의 수요자로 나설 것이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주거지의 월세와 매매가는 하늘로 치솟고, 그 결과 강제퇴거도 전염병처럼 확산하고 있다. 오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 눈에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IT 종사자들이 곱게 보일 이유는 없다. 미국 [살롱(Salon)]의 앤드류 래너드(Andrew Leonard)는 테크 붐에 대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사회적 분노를 매우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래너드의 분석에 따르면, IT기업 사주들의 돌봄을 받고 있는 긱(geeks), 너드(nerds), IT 정보광(Hipster)과 샌프란시스크 지역주민 사이에는 이제 쉽게 건널 수 없는 경제적, 사회적, 감정적 벽이 세워져 있다. 이러한 대립의 한 형태가 2013년 12월 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구글 통근버스 앞 저항시위였다. 그리고 이번 시위대가 외친 “구글은 꺼져버려! (Fuck Off Google)”라는 구호는 두 개의 분리된 세계와 불평등을 거칠게 상징하고 있다.

시장질서 파괴기술과 IT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금까지 살펴본 디지털 사회갈등에는 두 가지 차원의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주거정책과 사회정책의 문제다. 주거지 부족과 주택지구 상류화(Gentrification)는 디지털 경제만의 특수성이 아니다. 한 지역에서 어느 특정 집단이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이들 집단의 지역 유입이 증가하고, 다른 한편으로 나머지 지역주민의 경제상황이 정체에 빠져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 주택지구 상류화(Gentrification)이기 때문이다. 결국,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 문제를 일차적으로 해결해야한다.

두 번째 측면은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IT 기업과 여기에 종사하는 이른바 파괴자들(Disruptors)과 직접 관련성을 가진다. 전체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이들 기업의 시장질서 파괴기술은 노동력 대비 높은 생산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수에게 경제적 부를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신고전학파 경제학 교과서들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듯, 일부 집단에 부의 편중이 지속할 경우 사회 전체의 후생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앱, 웹 서비스 등 이들 기업이 시장에 쏟아내는 유용한 도구들은 결국 이들 기업과 종사자들의 지갑을 풍성하게 한다. 미국은 1920년 이래 가장 극심한 소득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원인 중 분명한 하나는 IT 기업으로 부가 집중되는 경향이다. 사회체계나 정치체계가 독특하게 작동하는 디지털 경제의 가치창출 방식에 아직 적응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갈등에 대한 사회적 조정 규칙이 존재하는 않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IT 기업에게 ‘포식자 자본주의’(predator capitalism)라는 딱지가 붙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도기: ‘실리콘밸리를 점령하라’ 발전 가능성

디지털 경제의 확대로 일어나는 소득불균형 심화 또는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샌프란시스코 거주민의 절망 등은 어쩌면 과도기 현상일지 모른다. 존 에번스(Jon Evans)가 훌륭하게 정리하고 있듯, 우리가 사는 사회 스스로 디지털 경제에 어떤 규칙을 제시하는가에 따라, 디지털 혁신은 소수에게 멋진 삶(It’s A Wonderful Life, For A Few Of Us)을 제공할 수도 있고, 대다수 사회구성원에게 향상된 삶의 조건을 만드는 기초가 될 수도 있다.

“실리콘 밸리를 점령하라”
(이미지 출처)

IT 기업과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계급인 디지털 부르주아지는, 구글 통근버스의 유리창에 던져진 돌멩이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깊게 성찰해야 한다. 앞으로 가속도를 얻으며 광범위하게 진행될 로봇에 의한 지식노동의 대체와 그로 인한 고용불안은 더 큰 사회적 갈등의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 진행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 운동이 실리콘밸리를 점령하라(Occupy Silicon Valley)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한국의 일부 정치세력은 실리콘밸리 점령운동을 등에 업고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갈등은 정치의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공황 이후 실직자를 가장 먼저 찾은 정치세력이 독일 나치당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선택: ‘그들만의 세상’ 혹은 ‘사회적 대화’ 

IT 기업과 디지털 부르주아지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놓여있다.

하나는, 투자자 피터 티엘(Peter Thiel)팀 드레이퍼(Tim Draper)의 주장처럼, 실리콘밸리를 미국 독립 주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른바 폐쇄적 공동체(Gated Communities)를 구성하여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확대될 경우, 1984년 미국 통신기업 AT&T가 반독점법에 따라 강제 기업분할된 것처럼 애플과 구글 등에 대한 극단적이 제재도 일어날 수 있다. 기술혁신을 이끄는 대형 IT 기업의 가장 큰 적은 경쟁기업이 아닌 정치적 압력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시장의 자율성 및 시장의 자기치료 능력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버리고 사회적 책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일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IT집단은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시장의 자기조절 및 자치치료 능력을 약화한다고 믿는 자유주의(libertarianism) 신봉자들이다. 자유주의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기술혁신의 시장 파괴력은 그들이 믿는 시장의 자정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기술혁신은 전통 시장질서를 파괴할 뿐 아니라, 노동질서를 파괴하고 나아가 사회 및 정치 논리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음을 IT 기업과 디지털 부르주아지는 깨달아야 한다. 그 깨달음이 늦어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상처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미치는 손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검색서비스 시장집중에 대한 공공정책의 필요성과 한계

1. 연구대상과 연구목표

인터넷과 인터넷과 연결된 시장들은 현재 세계 경제에서 가장 혁신적인 영역 중 하나이다. 따라서 인터넷과 인터넷 연결 시장에 대한 정책의 핵심은 이러한 혁신의 힘을 유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정책은 미디어사회, 정보사회 및 지식사회의 기초가 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보다 투명하고 타 시장주체에게 열려있도록 유지 및 발전시켜야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특히 검색서비스는 정보중개서비스로서 공적 및 사적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와 경제적 시장 프로세스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저장기술과 검색기술의 발전은, 정보자체가 인간의 기억속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찾는 과정이 저장되는 방식으로 인간 기억 작용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Sparrow/Jiu/Wegner 2011, 776쪽 이하).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검색서비스는 많은 인터넷 또는 월드와이드웹 이용자에게 있어 출발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Introna와 Nissenbaum(2000)이 “존재하는 것은 검색엔진에 의해 색인화되는 것이다(To exist is to be indexed by a search engine).”(173쪽)라고 표현한 것처럼 검색서비스에 의해 발견되거나 소개되지 못하는 정보 및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사실상 동일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검색서비스와 관련된 정책은 인터넷 정책에 있어 결코 작지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검색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정보에 대한 접근을 중개할 뿐 아니라, 이용자의 검색 이용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 광고를 제공하며,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하는 복수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공급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검색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넘어 시장구조 및 여론형성구조와 관련된 종합적 분석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인터넷은 의사표현의 자유, 여론다양성, 경쟁보호 등 헌법적 권리가 실현되어야 하는 망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검색서비스와 연관된 시장에서 경쟁축소와 시장집중이 일어날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인터넷에서 여론 및 시장 다양성을 촉진하는 것은 공공정책의 의무이다. 본 연구의 첫 번째 목표는, 검색서비스 연관시장에서 위험 요소 및 위험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검색서비스의 문맥에서 경쟁과 중립성의 의미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잠재적 위험요소 및 잠재적 위험조건을 도출하고자 한다. 두 번째 목표는 검색서비스의 기능,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시장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검색서비스의 시장획정을 시도하고자 한다. 끝으로 본 연구는, 검색서비스에 대한 현행 또는 예고된 공공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동시에 검색서비스에 대한 효과적 공공정책 제안을 시도하고자 한다.

2. 경쟁과 중립성

아래에서는 검색서비스 시장의 위험 요소를 주장하는 배경이 되는 법률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규범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또한 검색서비스를 통해 잠재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규명하고자 한다.

2.1 검색서비스의 사회적 책임

정보중개자로서 검색서비스는 경제 시스템과 미디어 및 문화가 유통되는 정보시스템이 연결되는 영역에서 작동한다. 검색서비스가 가지는 이러한 이중적 역할로 인해, 검색서비스에는 사회적 책임이 부여된다(Hinman 2005, 21쪽-22쪽). Hinman은 네 가지 이유에서 검색서비스의 사회적 책임을 주장한다. 첫 째, 검색서비스는 정보 접근에서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다. 검색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월드와이드웹은 접근 불가능하며, 이 때 월드와이드웹은 이용자에게 유용성을 상실한다. 둘 째, 정보 접근은 책임감있는 시민의식에 있어 주요하다. 민주사회에서 시민은 정확한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있을 때 숙의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셋 째, 검색서비스는 교육에서 소중하다. 대학생의 경우, 도서관을 방문하는 빈도보다 검색서비스를 통해 정보와 지식에 접근하는 빈도가 높다. 네 번째, 검색서비스는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사기업에 의해 운영된다. 따라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목표와 검색서비스가 가지는 공공의 이해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경제적 활동과 사회적 책임 또는 공공의 이해 사이의 조화가능성의 존재 및 그 조화의 타당성 여부 등은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사회적 책임 요구 및 경제 경쟁과 미디어 경쟁의 유지 요구 등 높은 추상수준의 규범적 요구가 검색서비스에 대한 공적 규제의 근거가 될 경우, 이른바 과다집행(false positive)과 과소집행(false negative)[1]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2.2 다수 사업자에 의한 다양성

시장경제에서 시장참여자의 다수성 유지는 완전경쟁의 조절장치로서 기능할 뿐 아니라 (Novshek/Sonnenschein 1987, 1283쪽), 여론 다양성 및 다원성의 기초가 된다(Arino 2004, 101-102쪽).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경제적 시장집중이 강화되는 것을 제어하는 정책은 동시에 여론 다양성 및 다원성을 촉진하는데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참여자의 다수성이 자율적으로 여론 다양성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와 여론 다양성의 정도는 여전히 논쟁대상이다. 또한 검색시장과 관련하여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다수성 유지가 원칙적으로 공공정책의 목표가 될 수 있으나, 검색서비스의 기술적 특징에 기인한 검색시장의 구조적 제약이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다수성 유지를 제한한다는 주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3 검색 중립성

검색서비스는 정보망에 대한 접근을 제공함과 동시에 정보망에서 정보의 발견가능성을 결정하는 정보중개서비스다. 인터넷 중개자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역할의 중요성으로 인해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은, 정보통신망을 제공하는 사업자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물리적 망과 가상 플랫폼 맥락에서 주요 규범으로 중립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립성이라는 개념은 아직까지 그 개념정의와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요구사항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김보라미 2012). 한편 검색서비스가 정보사회에서 가지는 중요성에 비해, 검색중립성이라는 개념이 법률적 및 기술적 논쟁의 대상이 된지는 매우 최근의 일이다[2].
검색중립성은, 정보 및 콘텐츠에 대한 검색결과가 순수하게 중요도(relevance)에 따라 배치되어야 하며 검색결과에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편집 정책이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의미한다(Raff 2009). 여기서 검색결과를 중요도에 따라 분류하는 이른바 검색 순위알고리즘(ranking algorithm)은 검색결과에 차별성을 부여함을 통해 다양한 검색서비스 사업자를 구별하는 기술이다. 또한 차별화된 검색결과는 이용자들이 특정 검색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검색서비스 사업자별로 정보 및 콘텐츠의 중요도를 평가하고 종합하는 기술의 차이[3]는 부정해서는 안 되는 검색서비스의 존재 조건이다. 때문에 검색 중립성은 망 중립성과 달리 절대적 객관성 요구를 그 규범내용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① 검색최적화 등 검색 오용(abusing)에 대한 검색서비스 사업자 대응의 적절성 문제, ② 검색결과에서 음란물, 허위정보 등에 대한 삭제 및 접근제한 요청[4]에 대한 검색서비스 사업자 대응의 적절성 문제, ③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연관 검색어 등을 둘러싼 검색결과 편집 가능성 문제, ④ 검색광고 등 유료 검색어의 검색결과 상위노출의 적절성 문제, ⑤ 검색결과에서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이른바 자사 서비스로 표현되는 수직 서비스(vertical services) 우대의 타당성 문제[5] 등 검색결과에 대한 외부적 간섭행위와 검색서비스 사업자 내부적 영향력 행사의 적법성 및 적절성 문제에 대한 논쟁은 검색중립성 개념 아래서 진행되고 있다.

2.4 잠재적 위협요소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있어 검색 순위알고리즘은 핵심 경쟁요소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검색 순위알고리즘은 그 기본 원칙을 제외하고는 공개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아래에서 이용자 개인은 검색서비스에서 보이는 결과물에 대한 중요도 또는 현실 관련성 등에 대한 평가 또는 피드백을 수행할 수 없다. 따라서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검색 순위알고리즘에 기초하여 특정 정보 및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거나 회피시킬 수 있다(Moffat 2009, 476쪽).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검색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하고 정보 및 콘텐츠를 매개로 이용자와 공급자를 중재하는 관문(gatekeeper)으로서 기능한다(Levene 2010, 64쪽, Vogl/Barrett 2010, 67쪽). 결과적으로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수집, 평가 및 처리, 가공 그리고 표현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보 및 콘텐츠의 이용자와 공급자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서 아날로그 시대에서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가 관문(gatekeeper)으로서 가졌던 여론 형성의 힘이 검색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검색서비스는 디지털 사회 또는 정보사회에서 정보중개의 역할 뿐 아니라 자유로운 정보교환과 표현의 자유에 ‘잠재적인’ 위협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검색서비스 시장은 현재 네이버-국내- 및 구글-해외- 등 소수 사업자로 시장집중이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소수의 검색 순위알고리즘이 국내 및 전 세계 정보 및 콘텐츠의 발견 가능성과 관심 배분을 결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검색결과를 표현하는 방식과 관련된 다수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경쟁이 사라지고 시장 집중과 여론 집중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음을 주장할 수 있다.

2.4.1 여론 다양성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이용자 개인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빈도 및 이용시간을 증가시키고 있다(KISA 2012, 22-23쪽). 증대하는 개별 이용자의 인터넷 이용시간과 함께 인터넷으로부터 또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소비는 여론 형성과 관련하여 더욱 더 큰 의미를 얻고 있다(Pasquale 2010, 110쪽 이하). 물론 검색서비스는, 전통 미디어인 방송 및 신문과 달리 스스로 정보 및 여론의 (생산자 및) 전달체는 아니다. 그러나 검색서비스 및 이와 연결된 제2시장 또는 제3시장은[6] 다양한 정보 및 콘텐츠에 이용자의 관심을 배분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의 관심은 검색결과의 상위에 위치한 정보 또는 콘텐츠로 유도될 수 있다. 검색서비스가 가지는 이용자 관심 배분 기능으로 인해 정보 생산자 및 콘텐츠 생산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장경쟁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수 정보 생산자 및 콘텐츠 생산자가 검색결과 첫 페이지라는 제한된 공간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강화될수록 검색서비스의 이용자 관심 배분 결정력은 강화되기 때문이다.

2.4.2 경제적 경쟁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중개서비스 사업자는, 탐색비용과 정보비용이라는 측면에서 거래비용을 축소시킨다(Dahlman 1979, 148쪽). 또한 완전시장에서 중개서비스 사업자는 다른 중개서비스 사업자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로 인해 중개서비스 사업자는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해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중개서비스 사업자 수가 소수로 축소되면 거래비용의 감소나 판매자와 소비자의 이해의 조절은 이뤄지지 못한다(Bracha/Pasquale 2008,1174쪽). 경쟁축소가 검색서비스 시장에서 미칠 수 있는 시장 위협 요소는 아래와 같이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

① 시장진입 장애물(barriers to entry)
시장진입 장애물은 시장에 이미 정착한 기업이 잠재적 경쟁자에 대비하여 가지는 장점을 말한다(O’Sullivan/Sheffrin 2003, 153쪽). 검색서비스 시장에서 이러한 시장진입 장애물로는 검색 순위알고리즘 개발 및 발전에 필요한 비용과 검색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높은 비용[7]이 포함될 수 있다.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시장진입 장애물을 광고매출을 높이는데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특정 기업의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해당 기업이 월드와이드웹에서 발견되거나 알려질 가능성은 이용자 규모가 큰 검색서비스에 집행되는 광고 규모가 크면 클수록 높을수록 증가하기 때문이다.

② 자사 서비스 우대
네이버 및 구글 등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검색서비스 이외에도 지도서비스, 블로그서비스, 커뮤니티서비스, 쇼핑서비스 등 검색서비스와 연결될 수 있는 제2시장 또는 제3시장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제2시장 또는 제3시장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의 정보 및 콘텐츠를 자사 검색서비스의 검색 순위알고리즘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노하우를 통해 최적화할 수 있다[8](Dakanalis/van Rooijen 2011, 29쪽). 이러한 경우가 발생할 경우, 제2시장 또는 제3시장에서 시장경쟁은 심각한 경쟁제약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최근 제2시장 또는 제3시장으로 자사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게임, 영상서비스, 쇼핑서비스, 만화서비스 등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정보 및 콘텐츠의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넘어 스스로 콘텐츠 공급자 및 발행자(publisher)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사업 및 시장 확대는 자사 서비스 우대에 대한 잠재적 가능성을 필연적으로 높이게 된다. 그러나 검색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된 노하우에 기반을 둔 자사 콘텐츠 및 서비스의 검색결과 상위 노출은 지극히 정상적인 기업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문제가 되는 것은 자사 검색 순위알고리즘을 위반하면서까지 인위적으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이다.

3. 검색서비스 시장특성과 시장획정

앞서 살펴본 것처럼 검색서비스는 자유로운 경쟁과 이에 기초한 경제적 효율성을 위협하는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정보중개자와 관문으로서 검색서비스 시장에 시장집중이 발생된 상황에서 검색결과에 대한 외부 영향력 및 간섭과 내부 영향력 및 간섭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 위협은 잠재적 가능성에서 현실태로 전환될 수 있다. 검색서비스 시장에 대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공공정책의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서, 아래에서는 검색서비스 시장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하여 검색서비스 시장획정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종류, 검색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 검색결과에 영향을 주는 시장의 다양한 힘 그리고 검색서비스와 이를 둘러싼 시장주체인 이용자, 정보 및 콘텐츠 제공자, 광고 집행자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3.1 검색서비스 작동방식과 비즈니스 모델

3.1.1 검색서비스 종류

2013년 10월 28일 기준, 구글과 빙(bing)에 의해 수집, 분류 및 평가되어 검색서비스에 색인화된 웹페이지는 300억 페이지를 넘어서고 있다[9]. 탈중심성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 구조로 인해 통제받지 않는 무수한 서버에 존재하며 끝없이 증가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은 기술적 도전이며 동시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영역이다. 이렇게 무한에 가까운 데이터 및 정보를 수집하여 분류하는 검색서비스는 크게 3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Levene 2010, 150쪽, 168쪽). 첫 번째 종류는 색인에 기초한 검색서비스다. 색인 검색서비스는 크롤러(crawler), 로봇(robots) 또는 스파이더(spider)로 불리는 자동화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인터넷을 조사한다. 발견된 웹페이지는 검색서비스의 데이터베이스에 간략한 형태로 저장되며 그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검색질의(search query)가 던져지면, 검색 알고리즘은 정해진 매개변수에 따라 검색질의에 대한 결과의 순서를 정한다. 이어서 검색결과는 개별 결과를 목록형식으로 노출한다. 이때 개별 결과는 하이퍼링크 값을 가지며 개별 결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포함한다. 두 번째 종류는 이른바 웹카달로그라 불리며, 색인화 작업과 편집 과정을 거치는 검색서비스다. 웹페이지 수집과 저장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동화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러나 검색질의에 대한 결과 목록은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편집 행위를 통해 생산된다. 여기에는 인간 지능의 도움을 받는 분류가 검색결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정이 전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메타 검색서비스가 존재한다. 메타 검색서비스는 복수의 색인에 기초한 검색서비스에 검색질의를 보내며, 각 검색서비스로부터 받은 검색결과를 종합하여 빈도 등 정해진 매개변수에 따라 검색결과 목록을 작성한다[10].

3.1.2 검색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이용자가 검색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는가 또는 이용자에게 무료로 검색서비스가 제공되고 광고수익이 추구되는가에 따라 두 종류로 구별될 수 있다(Türker 2007, 28쪽). 그러나 특수 학술전문 검색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검색서비스는 후자를 선택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무료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수익을 꾀하는 대다수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은 유사하다. 이른바 키워드(keywords)로 불리는 특정 검색질의에 광고가 연결되어 검색결과에 함께 노출되는 방식이다. 검색광고에 대한 과금은, 광고주가 특정 키워드를 구매할 때 발생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식으로 광고비가 청구된다. ① 개별 이용자의 검색질의에 따른 검색결과에 포함된 광고링크를 이용자가 클릭할 때 광고에 대한 과금이 이뤄지는 방식(Pay-per-click 방식)과 ② 검색결과에 광고링크가 노출될 때 광고 과금이 진행되는 방식(Pay-per-impression)이 존재한다. 그 밖에도 광고링크를 이용자가 클릭한 이후 구매 등의 추가 행위를 할 경우 과금되는 방식(Pay-per-action)이 존재하나, 이는 전체 검색광고에서 매우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Grimmelmann 2007, 11쪽). 한편 이용자의 검색질의 행위와 검색결과에 대한 반응 행위 등에 영향을 받는 검색광고는, 검색결과 목록에서 특정 위치를 구매하는 Paid Inclusion (Levene 2010, 152쪽)과 특정 순위를 구매하는 Paid Placement[11] 등의 추가 광고상품을 포함하고 있다.

3.2 검색결과에 대한 영향력 종류: 외부 간섭과 내부 간섭

앞서 “2.3 검색 중립성”에서 설명한 것처럼, 검색결과에 대한 영향력은 외부 영향력 또는 외부 간섭(external interference)과 내부 영향력 및 내부 간섭(internal interference)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노출 및 접근을 제한하는 임시조치, 2013년 10월 4일 발표된 미래창조과학부의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 검색(엔진)최적화[12] 등이 외부 간섭에 속한다.
그리고 검색 순위알고리즘의 매개변수를 조정하거나 매개변수를 삭제 또는 추가하는 방식을 통해 검색결과에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는 내부 간섭이다. 또한 검색결과로부터 (아동)포르노 정보 차단, 도박 정보 차단 등 현행법을 위반하는 정보 및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일련의 과정이 내부 간섭에 포함된다.
그뿐만 아니라 외부 간섭에 대한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대응은 추가적인 내부 간섭을 발생시킨다. 대표적인 경우가, 외부의 다양한 검색(엔진)최적화 시도에 대한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대응 방법론의 진화이다. 검색(엔진)최적화 수단에는 웹페이지 또는 웹사이트가 크롤러 등 수집 프로그램에 효과적으로 파악되고 분류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긍정적인 방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Cloaking-검색 크롤러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웹페이지와 이용자가 방문하는 웹페이지를 다르게 만드는 방법-, Doorway-Pages-검색순위만을 위해 존재하는 웹페이지로서 이용자가 방문하였을 경우 Redirecting을 통해 다른 웹페이지로 연결하는 방법-, Keyword-Stuffing-웹페이지와 관련 없는 키워드를 나열하는 방법-처럼 부적절하게 검색서비스와 이용자를 현혹하는 기법 또한 검색최적화 수단에 포함된다. 이렇게 검색결과를 교란하는 부정적 의미의 검색(엔진)최적화에 대해서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일반적으로 해당 웹페이지 또는 웹사이트를 검색결과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한다. 나아가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부정적 검색(엔진)최적화 기법-외부 간섭-에 대응하기 위한 검색서비스의 방법론-내부 간섭- 또한 진화하고 있다.
다수의 연구 분석에서도 밝혀져 있듯이, 이용자는 일반적으로 검색결과 페이지 중 처음의 몇 페이지에서 검색질의에 대한 정보를 찾고자 노력한다. 만약 자신이 찾는 정보를 찾지 못할 경우, 다른 검색질의를 시도하거나 다른 검색서비스를 이용한다. 다른 검색서비스로 이동을 막기 위해 순위를 조정하여 검색결과 페이지 앞부분에 이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 또는 콘텐츠를 배치하는 경우가 존재한다(Goldman 2005/2006, 193쪽). 이러한 작업은 자동화 과정을 통하거나 인간의 편집노동을 통해 진행된다. 이러한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관행은 내부 간섭행위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간섭행위는, 이미 존재하며 이용자 관심을 어느 수준 확보한 정보 및 콘텐츠의 지배력이 지속되는데 일조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정보 및 콘텐츠가 이용자 관심을 확보하는 것을 제약하게 된다. 이 밖에도 자사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 및 콘텐츠를 검색결과의 상위에 위치시키거나 또는 특정 정보 및 콘텐츠의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시킬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가지고 있다(Bracha/Pasquale 2008, 1172쪽 이하).

3.3 검색서비스 시장특성

검색서비스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소비자 집단을 중재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여기서 세 개의 소비자 집단에는 이용자 집단, 정보 및 콘텐츠 생산자 집단 그리고 광고주 집단이 속한다. 또한 검색서비스 시장은 일차 시장(primary markets)과 이차 시장(secondary markets)로 구별된다. 이차 시장은 이용자가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이자 동시에 소비자로서 기능한다. 일차 시장은 검색서비스 색인에 수집되어 수용되는 과정과 수집된 검색서비스 색인을 이용하는 행위를 포함하며, 동시에 검색결과에서 노출된 광고를 포함한다. 개념적으로 분리하여 구별하는 일차 시장과 이차 시장은 검색서비스를 매개로 결합되어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검색서비스 시장은 간접 네트워크 효과[13]로 복수의 시장주체가 결합된 다면시장(multi-sided markets)으로 정의할 수 있다(Evans 2003, 325쪽 이하).

3.3.1 상호작용과 (간접) 네트워크 효과

일차 시장과 이차 시장 사이와 이차 시장 내에서 검색 서비스 이용자와 광고주 사이에는 검색서비스라는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한다. 특정 시장참여자의 유익은 한 시장-예: 일차 시장-의 규모와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그 유익은 다른 시장-예: 이차 시장-의 품질과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밖에도 다면시장인 검색서비스 시장에서는 특정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해당 검색서비스를 웹페이지 및 웹사이트를 수집 대상으로 제공하는 정보 및 콘텐츠 제공자가 증가한다. 또한 검색서비스에 색인된 정보 및 콘텐츠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더욱 더 많은 이용자가 해당 검색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광고주에게 해당 검색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증가시킨다. 나아가 증가된 검색서비스의 광고매출은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검색서비스를 진화시키고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이러한 간접 네트워크 효과는 검색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특성을 이룬다. 그러나 검색서비스의 광고매출 전망이 이용자 규모와 정보 및 콘텐츠 규모에 종속된 반면 이용자 규모와 정보 및 콘텐츠 규모는 광고매출 전망에 종속되지 않는다. 이러한 일차 시장과 이차 시장 사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광고주에게만 수수료를 요구한다. 끝으로 간접 네트워크 효과는 소비자 집단에 기초한 규모의 경제(demand-side economies of scale)을 가능케 하며, 소비측면에서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는 중개자인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독점화 경향을 유발한다(Evans/Schmalensee 2013, 13쪽).

3.3.2 시장실패와 시장집중 경향

검색서비스는, 개별 이용자가 검색서비스를 소비한 이후에 그 유익을 결정할 수 있는 경험재다. 또한 이용자는 검색결과의 정확성과 품질을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적지 않은 경우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검색서비스 이용자 사이에는 정보비대칭(information asymmetries)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밖에도 앞서 “2.4.2 경제적 경쟁”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터넷에서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수집, 분류, 평가, 표현하는 과정과 이 과정에서 순위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개선하는 일에는 긍정의 규모의 경제(positive economies of scale)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공급측면에서 발생하는 규모와 경제가 간접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소비측면에서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와 결합하게 되면 시장집중 경향을 강력하게 강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이용자는 특정 검색서비스에 대한 적응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교체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특정 검색서비스에 대한 잠금효과(Lock-in effect)로 이어진다. 이러한 시장집중 경향과 잠금효과는 시장경쟁이 축소되는 시장실패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다[14].

3.4 검색서비스 시장획정 및 한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 경쟁법에서 시장획정은 관련 공공정책과 그 효과를 평가함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15]. 검색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자의 관련시장[16]을 획정하는 시장획정의 방법론 중에는 양면시장 또는 다면시장 방법론이 있으나(Evans/Noel 2007), 아래에서는 독일 및 유럽연합에서 사용되는 ‘수요시장 개념(needs market concept)’[17]을 기초로 검색서비스 시장획정을 시도해 본다. 수요 시장 개념은, 합리적 수요자 입장에서 특성, 경제적 이용목적, 가격조건 측면에서 특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재화 및 서비스를 관련 시장으로 정의한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 수요자가 특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비교하고, 기능면에서 교환 및 대체할 수 있는 재화 및 서비스를 관련 시장으로 간주한다. 관련 시장을 획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결국 ‘수요자의 시각’이다. 예를 들어 수요자 입장에서 벽돌, 석회석, 시멘트는 하나의 관련시장이다. 또는 습식면도기와 건식면도기 또한 동일한 관련시장을 이룬다. 다시 말해 수요자 입장에서 기능적으로 대체 가능한 재화 집단 또는 서비스 집단은 동일한 관련시장을 형성한다.
검색서비스, 커뮤니티서비스, 이메일서비스, 지도서비스 등 포괄적 서비스가 묶여있는 ‘인터넷 포털’의 경우 수요자 입장에서 기능 비교가 쉽지 않아 인터넷 포털 연관 시장 획정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검색서비스는 이용목적과 특성이 명쾌하게 구별되기 때문에 독립된 시장으로 파악할 수 있다. 검색서비스 시장은 검색서비스 이용, 검색엔진을 통한 색인화 그리고 광고 공급이 통합되어 제공되는 시장이다. 하지만 수요시장 개념을 기초로 검색서비스 관련시장을 획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개인화 검색서비스, 연관어 검색서비스, 자동완성기능 등 검색서비스가 제공하는 다기능과 빠른 혁신 속도는 수요자 입장에서 대체 가능한 기능성 비교의 한계로 작용한다.

3.4.1 검색서비스 이용

검색서비스 이용 측면에서 볼 때, 통합 검색서비스와 지도 검색, 부동산 검색, 상품 검색 등 수직적 (전문) 검색서비스가 서로 구별될 수 있다. 그러나 검색서비스의 기능적인 구별이 가능하다고 하여, 통합 검색서비스와 전문 검색서비스를 각각 다른 연관시장으로 분류할 필요는 없다. 통합 검색서비스가 수직적 전문 검색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색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이용요금을 일반적으로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법 관점에서 검색서비스 시장과 검색광고 시장을 하나의 연관시장으로 규정하는데 제약이 존재한다. 물론 이용자에 대한 이용요금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앞서 살펴본 비대칭적인 간접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이용요금-가격- 부재에도 불구하고 검색서비스를 연관 시장으로 볼 수 있는 논거는, 이용자가 이용 대가로서 문맥에 기초한 검색광고에 관심을 제공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 이 논거로부터 검색서비스 시장은 보완적인 온라인 광고시장과 교차하고 있음이 주장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논거는, 광고주, 이용자, 검색서비스 사업자 등 연관 시장주체와 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명쾌한 구별을 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검색광고의 대다수가 클릭(Pay-per-click 방식)이라는 소비자 행위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용자 규모와 검색광고 매출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경쟁법 관점의 연관 시장으로 검색서비스 시장과 검색광고 시장을 연관시장으로 획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경쟁법 관점에서 검색서비스와 검색광고를 관계성이 높은 연관시장으로 묶을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의 개인정보보호가 지켜진다는 전제 아래, 검색서비스 사업자는 이용자의 검색 행위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이용자 데이터에 대한 평가 및 분석 과정을 통해 높은 경제적 가치를 구현한다. 이용자의 검색질의로부터 이용자의 관심, 경향, 이용형태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로부터 광고시장에서 매우 가치있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에는 직접적인 교환관계가 발생하며, 이는 경쟁법 측면에서 검색서비스 시장과 검색광고 시장을 연관시장으로 가정할 출발점을 제시한다.

3.4.2 색인화

검색 색인화 작업과 여기에 연결되는 순위 알고리즘 과정에서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가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경쟁법에서 유효한 직접적 교환관계를 맺고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검색결과 목록에서 특정한 위치를 판매 및 구매하는 Paid Inclusion을 제외한다면 일반적으로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 사이에는 직접적 교환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색인화 과정과 정보 및 콘텐츠 공급사의 사업 기회 촉진 사이에는 연관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며, 두 시장주체 사이에서 연관시장을 획정할 수 없다.

3.4.3 검색광고

검색결과 문맥에 기초한 검색광고는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검색 광고주 사이에 명백한 연관 시장을 만들고 있다[18]. 하지만 다른 시장과 검색서비스의 광고시장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관점에서 기능적으로 대체가능한 시장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 판결 사례를 살펴보면, TV 광고와 라디오 광고 사이에 기능적 교환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검색결과 문맥과 연결된 광고와 그 밖의 미디어 광고 사이에는 기능적 교환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19].

수요시장 개념(needs market concept)에서 종합해보면,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에는 직접적 교환관계가 성립하며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검색 광고주 사이에도 교환관계가 성립한다. 그러나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 사이에는 직접적인 교환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특히 정보 및 콘텐츠에는 지도서비스, 상품가격비교서비스 등 제2시장, 제3시장에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직접 참여하며 생산된 정보 및 콘텐츠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직접 진출하고 있는 제2시장, 제3시장까지 포함하여 검색서비스 시장을 획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20].

3.5 검색서비스 시장집중의 문제

인터넷의 정보 및 콘텐츠 수집, 저장, 평가, 분류 등의 검색서비스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경제적 및 기술적 비용은 검색서비스 시장진입 장애물(barriers to entry)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공급측면에서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이외에도 검색서비스 이용자 집단, 검색 광고주 집단, 정보 및 콘텐츠 공급사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는 소비측면의 규모의 경제를 제공하며 특정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배경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검색서비스가 정보 중개자로서 인터넷에서 가지는 여론형성의 기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시장집중의 강화는 경쟁법과 관련하여 공공정책의 적절하고 합법적인 대응을 요구하며, 검색서비스 시장집중이 여론형성 및 여론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미디어 정책적 태도가 필요하다.

4. 검색서비스 시장에 대한 공공정책

4.1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 비판적 검토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013년 10월 4일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이하 권고안)’을 발표하였다. 권고안은 ① 검색원칙 공개, ② 광고와 검색결과의 명확한 구분, ③ 검색결과에서 이용자가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자사서비스를 구분하여 표기, ④ 미래창조과학부, 검색서비스 사업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기구를 운영하며 권고안의 이행 및 개선 등의 방안 연구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의 권고안은 검색서비스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높여 이용자의 권익증진과 인터넷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 권고안은 정부행위의 출발점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검색서비스 시장의 시장집중에 대한 분석이 부재하다. 뿐만 아니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 경쟁법에 기초한 정부행위인지 또는 정보 중개자로서 검색서비스의 시장 사업자가 소수인 현실과 이로 인한 여론 다양성의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미디어 정책으로서 정부행위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민법상 법률적 주체인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보장된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헌법 제119조)와 직업 선택의 자유(헌법 제15조)를 침해할 수 있는 정부행위의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는 국가 행위로서 이번 권고안이 제시된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행정근거가 존재하는지 등의 여부를 미래창조과학부과 발표한 ‘권고안’에서는 알 수 없다.

4.2 정부의 역할과 제1원칙으로서 시장경쟁성 회복

검색서비스 시장과 관련하여 우선적으로 정부가 검토하여야할 과제는 검색서비스에 대한 외부 개입과 내부 개입 중 법률상 허용된 개입과 허용되지 않는 개입을 구별하는 일이다. 또한 임시조치처럼 법률적으로 허용된 개입이라 하더라고 남용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정보의 중개자로서 이용자와 그 밖의 인터넷 시장 주체를 연결하는 보완재의 역할 뿐 아니라, 직접 제2시장, 제3시장에 진출하여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를 일부 대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기술적 측면과 시장 지배력 차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사 서비스를 인위적으로 우대하고 있는지 여부[21]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과제가 경쟁법에서 도출할 수 있는 정부의 몫이다.
한국 검색서비스 시장은 약 80% 검색점유율[22]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는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가 갖추고 있는 정보 및 콘텐츠를 수집, 저장, 분류할 수 있는 기간시설, 누적된 기술적 노하우 및 연구역량, 종합적 결과물인 검색 순위알고리즘 등은 검색서비스 시장과 관련하여 중대한 시장진입 장애물(barriers to entry)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검색광고 시장에서도 네이버는 시장 우위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23]. 검색서비스 시장에서 네이버가 차지하는 시장 우위적 지위와 검색서비스 시장과 연관시장인 검색광고에서 점하고 있는 높은 시장 위치는 서로 강력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상승작용으로 인해 미디어 콘텐츠 공급자를 포함하여 상업적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의 웹 주소가 검색서비스에서 색인화 되는지 여부와 검색결과의 상위에 노출되는지 여부는 이들 공급자의 상업적 성공 여부를 판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시장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검색서비스 시장에 대한 정부의 치밀한 관찰과 검색기술 진화, 시장획정 방법론 등 다양한 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검색서비스 시장의 경쟁 축소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다시 말해 검색서비스 시장의 경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데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의 임의성, 직접 개입 등은 경쟁 축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단기적이고 비효율적 시장개입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3 시장경쟁성 회복을 위한 공공 검색색인의 필요성

시장 집중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검색서비스 시장이 경쟁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장기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에서 네이버, 북미 및 유럽시장에서 구글 등은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경쟁 우위 요소(competitive advantage)를 확보하고 있다. 수집 처리되는 데이터 및 정보 양, 이용자 규모, 검색 순위알고리즘 등 검색 기반기술, 광고 규모 등이 경쟁 우위 요소들이다. 이러한 경쟁 우위 요소들은 긍정의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서로 서로에게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지니고 있다.
위의 경쟁 우위 요소는 잠재적 검색서비스 경쟁 사업자에게 시장진입 장애물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적 그리고 비용 진입장벽을 낮추는 일이 시장정책에서 있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검색서비스 시장의 경쟁 우위 요소는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세분화될 수 있다. 하나는 데이터 및 정보 양과 이의 저장시설이며 또 다른 하나는 수집된 데이터를 평가하고 분류하는 검색 순위 알고리즘의 개발 및 진화 비용이다. 그 외 이용자 및 광고 규모는 소비측면의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는 요소이다.
따라서 첫 번째 영역인 공급측면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공공재정에서 지원하는 비용으로 인터넷 데이터 및 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 및 정보를 저장 및 관리하는 일에도 공공재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저장된 인터넷 데이터를 오픈 API를 통해 모든 연구기관, 벤처 그리고 개인에게 조건 없이 공개해야 한다. 수집된 인터넷 데이터에 오픈 API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경우, 다양한 연구 집단과 IT벤처가 지능과 혁신능력을 실험할 수 있는 장이 열릴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와 외부 효과에 의해 만들어지는 혁신적 검색서비스 생태계가 새로운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출현을 가능케 할 수 있다. 이 때야 비로소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다양한 혁신 검색서비스가 한국 검색서비스 시장의 협력적 진화(co-evolution)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5. 참조한 글

김보라미 2012, 국내 망중립성 정책의 문제점,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을 중심으로, in: 망중립성이용자포럼(편집), 망중립성을 말하다, pp.121-155.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2012, 2012년 스마트폰이용실태조사.

Arino, Mónica, 2004, Competition Law and Pluralism in European Digital Broadcasting: Addressing the Gaps, in: Communication & Strategies, No. 54, pp. 97-128.

Bracha, Oren / Pasquale, Frank, 2008, Federal Search Commission? Access, fairness, and accountability in the Law of Search, in: Cornell Law Review, Vol. 93, No. 3, pp. 1149-1209.

Dakanalis, Dimos / van Rooijen, Ashwin, 2011, EU: Google Under Antitrust Scrutiny, in: Computer Law Review International, Vol. 1, pp. 29-31.

Dahlman, Carl J., 1979, The Problem of Externality, in: Journal of Law and Economics, Vol. 22, No.1, pp. 141-162.

Evans, David S., 2003, The Antitrust Economics of Multi-Sided Platform Markets, in: Yale Journal on Regulation, Vol. 20, No. 2, pp. 325-381.

Evans, David S. / Noel, Michael D., 2007, Defining Markets that Involve Multi-Sided Platform Businesses: An Empirical Framework With an Application to Google’s Purchase of DoubleClick, Working Paper 07-18, Available at SSRN: http://ssrn.com/abstract=1027933

Evans, David S. / Schmalensee, Richard, 2013, The Antitrust Analysis of Multi-Sided Platform Businesses, in: Blair, R. / Sokol, D.(eds.), Oxford Handbook on International Antitrust Economics, Forthcoming, Available at SSRN: http://ssrn.com/abstract=2185373

EU Commission, 1997, Notice on the definition of relevant market for the purposes of Community competition law, in: Official Journal, No. C 372, pp. 5-13.
http://eur-lex.europa.eu/LexUriServ/LexUriServ.douri=CELEX:31997Y1209(01):EN:HTML

EU Commission Case no COMP/M.4731,
http://ec.europa.eu/competition/mergers/cases/decisions/m4731_20080311_20682_en.pdf

EU Commission Case no COMP/M.5676,
http://eur-lex.europa.eu/LexUriServ/LexUriServ.douri=OJ:C:2009:311:0027:0027:EN:PDF

Gasser, Urs, 2005/2006, Regulation Search Engines: Taking Stock and Looking Ahead, in: Yale Journal of Law & Technology, Vol. 8, pp. 201-234.

Goldman, Eric,2005/2006, Search Engine Bias and the Demise of Search Engine Utopianism, in: Yale Journal of Law & Technology, Vol. 8, pp. 188-200.

Grimmelmann, James, 2007, The Structure of Search Engine Law, in: Iowa Law Review, Vol. 93, No. 1, pp. 1-63.

Hinman, Lawrence M. 2005, Esse est indicato in Google: Ethical and Political Issues in Search Engines, in: International Review of Information Ethics, Vol. 3, pp. 19-25.

Introna, Lucas D. / Nissenbaum, Helen, 2000, Shaping the Web: Why the politics of search engines matter, in: The information Society, Vol. 16, pp. 169-185.

Kühling, Jürgen / Gauß, Nicolas, 2007, Suchmaschinen – eine Gefahr für den Informationszugang und die Informationsvielfalt?, in: Zeitschrift für Urheber- und Medienrecht: ZUM, Vol. 51, No. 12, pp. 881-889.

Levene, Mark, 2010, An Introduction to Search Engines and Web Navigation, New Jersey.

Moffat, Vivat R. 2009, Regulating Search, in: Harvard Journal of Law & Technology, Vol. 22, No. 2, pp. 475-513.

Novshek, William, / Sonnenschein, Hugo, 1987, “General Equilibrium with Free Entry: A Synthetic Approach to the Theory of Perfect Competition”, in: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Vol. 25, No. 3, pp. 1281-1306.

O’Sullivan, Arthur / Sheffrin, Steven M., 2003, Economics: Principles in Action, New Jersey.

Pasquale, Frank, 2010, Beyond Innovation and competition: The need for qualified transparency in internet intermediaries, in: Northwestern University Law Review Vol. 104, No. 1, pp. 105-173

Raff, Adam, 2009, Search, but You May Find, in: New York Times,
http://www.nytimes.com/2009/12/28/opinion/28raff.html?_r=0

Sheskin, David, 2004, Handbook of Parametric and Nonparametric Statistical Procedures, CRC Press

Sparrow, Betsy / Jiu, Jenny / Wegner, Daniel, 2011, Google Effects on Memory: Cognitive Consequences of Having Information at Our Fingertips, in: Science, Vol. 333, No. 6043, pp. 776-779.

Türker, Denis, 2004, The Optimal Design of a Search Engine from an Agency Theory Perspective, in: Arbeitspapiere des Instituts für Rundfunkökonomie an der Universität zu Köln, No. 191.

Vogl, Patrick / Barrett, Michael, 2010, Regulating the Information Gatekeepers, in: Communications of the ACM, Vol. 53, No. 11, pp. 67-72.

Williamson, Oliver E. 1975, Markets and Hierarchies: Analysis and Antitrust implications, Free Press.

1. 과다집행 또는 1종 오류는 병에 걸리지 않았는데 병에 걸렸다고 진단하는 오류를 가리키며, 과소집행 또는 2종 오류는 병에 걸렸는데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진단하는 오류를 말한다(Sheskin 2004, 59쪽, 286쪽).
2. 국내의 경우, 2012년 9월 민주당 신경민 의원실에서 주최한 “포털의 검색중립성 토론회”와 2013년 4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에서 개최한 “대형포털의 불공정거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등에서 검색중립성이 처음으로 정치권 및 학계의 논의대상으로 등장했다.
3. 구글(google)의 검색 순위알고리즘인 PageRank는 최적의 검색결과를 첫 3개에 표현하는데 그 우수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우수성은 다른 경쟁 검색서비스보다 구글을 우위에 위치시킨 결정적 요인이다. 구글의 PageRank는 검색결과에 색인되는 정보 및 콘텐츠를 명백하게 ‘차별’하고 있다.
4.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인터넷 게시글 노출 및 접근을 제한하는 임시조치는 외부로부터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가해지는 편집 압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정보 및 콘텐츠 공급자에 의해 이뤄지는 검색최적화는 검색서비스에 대한 외부 간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처럼 검색서비스 외부에서 검색결과에 가해지는 영향을 ‘외부 영향력 또는 외부 간섭(external interference)’이라 부른다(Kühling/Gauß 2007, 883쪽 이하).
5. ①과 ②를 제외하고 ③부터 ⑤까지 검색결과에 대한 검색서비스 사업자 영향력 행사를 ‘내부 영향력 또는 내부 간섭(internal interference)’이라 부른다(Kühling/Gauß 2007, 883쪽 이하).
6. 네이버 뉴스, 다음 뉴스 또는 구글 뉴스 및 네이버 블로그 및 다음 블로그, 네이버 지도 및 다음 지도 등이 제2시장 또는 제3시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
7. 인터넷에서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수집, 분류, 평가, 표현하는 과정과 이 과정에서 순위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개선하는 일에는 긍정의 규모의 경제(positive economies of scale) 효과가 발생한다. 아래 3장에서 살펴볼 직접 네트워크 효과 및 간접 네트워크 효과와 더불어 긍정의 규모의 경제 효과는 검색서비스 시장의 집중을 강화시킨다.
8.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검색 순위알고리즘과 무관하게 자사 서비스의 정보 및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우대하는 경우는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영역 밖의 문제로서 이 연구에서 제외된다.
9. 참조: http://www.worldwidewebsize.com/
10. 이와 같은 세 가지 종류 외에도, 사진검색, 법률검색 등 특정 정보영역에 전문화된 검색서비스, YaCy 등 P2P 방식에 기초한 분산형 검색서비스 등이 존재한다.
11. Paid Placement는 Keyword-Advertising(Gasser 2005/2006, 207쪽) 또는 Keyword-Buying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12. 검색(엔진)최적화는, 정보 및 콘텐츠를 담은 웹페이지 또는 웹사이트가 검색 순위알고리즘에 높게 평가받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해당 웹페이지 및 웹사이이트가 검색결과에서 상위에 위치하는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수단을 말한다.
13. 동일 소비자 집단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해당 집단에 포함된 개인의 유익이 증가하는 것을 직접 네트워크 효과라고 부른다. 전화, 이메일 등에 직접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간접 네트워크 효과는, 이종 소비자 집단 사이에 발생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소지자 집단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신용카드 가맹점의 유익이 증가한다. 역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규모가 늘어날 때 신용카드 소지자의 유익이 커진다. 신용카드 소지자와 신용카드 가맹점이라는 이종 소비자 집단 사이에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한다. 그리고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는 이종 소비자 집단을 연결하는 시장주체를 플랫폼 사업자라고 부른다.
14. 정보비대칭성과 시장집중은 대표적인 시장실패의 원인이다(Williamson 1975, 34쪽, 61쪽).
15.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는 NHN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했으나, NHN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고등법원은 인터넷 포털의 시장획정이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 패소판결을 내렸다. 본 연구는 인터넷 포털 시장이 아닌 검색서비스 시장에 제한하여 시장획정을 시도하고자 한다.
16. 특정기업의 시장지배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시장지배력이 존재하는 시장이 먼저 획정되어야 한다. 이 시장을 연관시장이라 정의한다.
17. 수요 시장 개념의 방법론에 대한 일반적 설명은 EU Commission 1997 참조.
18. 검색결과 문맥과 무관한 광고로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존재한다.
19. EU Commission Case no COMP/M.4731, EU Commission Case no COMP/M.5676
20. 시장 획정 문제와 검색서비스 사업자와 타 사업자 사이에 경쟁이 존재하는 제2시장, 제3시장에 존재하는 자사 서비스를 검색결과에 인위적으로 우대하는 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다.
21. 검색서비스 시장에서 이미 확보한 이용자 집단의 규모가 이른바 임계점을 넘은 상태에서 검색서비스 시장 우위 사업자가 제2시장, 제3시장에 참여할 경우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제2시장, 제3시장에 대한 진출 욕구는 필연적이다.
22. www.internettrend.co.kr에 따르면 2013년 9월 30일부터 10월 28일까지 한국 검색엔진 시장점유율은 다음과 같이 분할되어 있다. 네이버: 80.39%, 다음: 14.86%, 구글: 1.92%, 네이트: 1.07%, 줌: 0.75%.
23. 네이버의 2013년 2분기 검색광고 매출은 3,290억에 이르며, 다음의 동기간 검색광고 매출은 656억원 수준이다(NHN IR, Daum Communication IR 참조).

방송시장 재편: 유튜브 생태계(1)

2005년 시작된 유뷰브는 10년도 지나지 않아 전 세계 방송시장을 재편하는 주요한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유뷰브는 영화 및 방송 프로그램 ‘생산자’로 역할 변신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또는 유튜브로 대변되는 ‘온라인 동영상’은, 귀여운 애완동물 동영상, 어지럽게 흔들리는 나들이 동영상 등 아마추어 콘텐츠와 함께 싸이, 저스틴 비버 등 뮤직 비디오, (런던)올림픽 중계에서부터 유튜브 전용 쇼프로그램까지 전문적으로 제작된 콘텐츠 등 다양한 온라인 콘첸츠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튜브는 크고 작은 헐리우드 스튜디오와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런던도쿄 등지에 ‘유튜브 스페이스‘라는 이름의 창작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유튜브에서는 2011년부터는 유료 영화를 볼 수 있으며, 한국 지상파 방송사도 유튜브에 자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언젠가는 유튜브에서 대다수의 영화와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영상 종류의 확장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생산자, 새로운 대행사 및 중개자, 새로운 투자자,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등 온라인 동영상을 둘러싼 새로운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는 100개 채널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100개 채널 마케팅에 2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로스엔젤레스, 런던, 도쿄에 스튜디오를 설립하였고 세계 각국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등 기존 영화 제작사와 방송사 등에 대응하는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상 생산자에게 유튜브는 얼마나 매력적인 플랫폼일까? “수 천에 이르는 유튜브 파트너가 해마다 수십만 달러의 수익을 얻고 있다” 등 애매모호하고 분명하지 않은 주장보다는 구체적인 수익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의 인기 유튜브 채널 10개를 살펴보자.

 <2013년 3월 17일 기준, 자료제공: theBoda.net>

구독자 수, 시청 수(views)만으로 ‘인기’를 측정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글의 분석 대상 선정에 제한하여 두 개의 지표가 사용되었다. 구독자를 기준으로 볼 때 미국 인기 채널의 특징은 리한나에미넴 등 두 개의 채널만이 음악 채널이라는 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인기 채널은 모두 음악 채널이다. 이를 통해 한편에서는 음악, 특히 K-Pop의 높은 인기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음악 이외의 영역에서 (온라인)동영상 제작 능력이 미성숙한 단계라고 주장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미국과 한국 인기 채널의 지난 1년간 구독자 증가율을 살펴보자.

구독자 변동(미국)2012년 11월부터 구독자 상승곡선이 전체적으로 가파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포(VEVO)의 음악 채널 뿐 아니라 유튜브의 대중스타로 이름을 얻고 있는 Jenna Marbles의 구독자가 급상승하고 있다. 또한 smosh, Ray William Johnson 등 유튜브에 특화된 코믹 오락물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통 방송사의 프로그램으로는 엘런 쇼(ellen show)가 유일하게 유튜브에서도 대중적 인기들 얻고 있다.

구독자 변동(한국)

한국의 경우 ‘강남스타일’에 힘입어 싸이의 채널 구독자 수가 급증하였고, 2013년 1월 소녀시대의 신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이후 SM의 채널 구독자 수는 작지않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를 둘러싼 변화 중 흥미로운 것은 ‘수익구조’다. 유튜브에 적용되는 구글 에드센스(AdSense) 때문에 페이지 뷰에 기초한 수익이 개별 채널 운영자에게 지불되고 있다(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다음 글 참조).

이렇게 돈이 흐르게 될 경우, 관련된 투자와 스타트업이 붐을 이루게 된다.  2012년부터 미국의 경우 온라인 동영상 제작자에게 다양한 벤처케피탈 자금이 수혈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Maker Studios, Fullscreen, Broadband TV 등 온라인 동영상 제작자에 대한 기술적 지원, 프로모션 등을 담당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요약하면 (1)유튜브에 대중적 채널의 성장 및 다양화, (2) 영화, 스포츠 경기 등 유튜브의 프리미엄 콘텐츠 제공, (3) 유튜브 스스로 동영상 생산자에 투자, (4) VC의 동영상 생산자 투자, (5) 동영상 제작자에 대한 기술적 지원 및 마케팅 지원을 전담하는 기업 등장 등 온라인 동영상을 매개로하는 생태계가 현재 구조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탁월함의 딜레마: ‘단일 고장점’ 구글

아래 글은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

수년 내로 인간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기업’을 꼽으라면 난 주저 없이 ‘구글(Google)’이라 답할 것이다. 구글은 너무나도 훌륭한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 뛰어남이 구글에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소비자와 각국 정부가 구글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탁월함

스마트폰에서 시작하여 노트북, TV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안드로이드 OS, 무인 자동차, 혁명적인 구글 글래스, 구글 스마트폰, 구글 태블릿, 애플 스토어를 모방한 구글 스토어, 방송사업자이자 음악사업자로 성장하는 유튜브, 이메일, 구글 드라이브, 그리고 멋진 구글 검색 서비스와 전 세계 광고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는 구글 광고까지.

구글은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사업 영역 확장과정에서도 집중력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NHN이 검색과 게임으로 확보한 소비자 집단에서 직접 그리고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만끽하고 있듯, 구글은 전 세계 시장에서 확보한 탄탄한 소비자 네트워크 효과에 기초하여 성장과 변환의 길 위에서 부침 없이 질주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구글의 질주에 주당 800달러라는 경이적인 가격으로 화답하고 있다.

GoogleStockPrice

2011년 구글+ 를 시작한 이래로 구글은 검색중심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시키는 쪽으로 서비스 전략 방향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참조: 구글의 전략전환, “구글 플러스가 구글 자체다”). 서비스 통합과정을 통해 구글의 광고 수익은 결과적으로 그리고 예상 밖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글은 (1) 서비스 혁신, (2) 통합 그리고 (3) 매출 증대라는 삼박자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 다수에게 “인터넷(월드와이드웹) = 네이버”라는 등식이 성립하듯, 전 세계 다수 소비자에게 구글은 웹과 인터넷의 상징이며 생활 곳곳을 파고든지 오래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지배력이 구글에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시장경제에서 한 개 기업의 점유율이 과도하게 높을 때 사회는 불안에 빠지게 되고, 정치와 법은 해당 기업을 ‘시장지배적 사업자’ 또는 ‘독점기업’으로 규정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선 네이버가, 전 세계적으로는 구글이 검색 등 일부 시장에서뿐 아니라 디지털 사회 곳곳에서 비대하게 몸집을 불려 가고 있다. 더욱이 디지털화가 전통적 영역을 넘어, 자동차와 자동차를 연결하고, 교육의 패러다임을 뒤집으며, 정치적 참여와 소통구조를 바꾸면서 점차 인간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라. 디지털 사회 전체에 대한 ‘단 한 개 기업의 독점적 지배력’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뛰어난 것도 문제다

물론 꼭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구글의 지배력이 확정되고 있는 과정은 흔히 볼 수 있는 독점사업자의 지위 악용과는 관련 없다. 지치지 않는 기술 혁신과 뛰어난 경영능력이 오늘의 구글을 만들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소비자의 선택비용 또는 소비비용이 발생하는 전통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독점 기업’을 규정하는 주요 기준이라면, 클릭 한 두 번으로 서비스 제공자를 바꿀 수 있는 디지털 시장에서는 ‘독점’에 대한 정의가 바뀔 수 있다. 네이버가 싫다면 다음이 있고, 구글이 미우면 빙(Bing)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소비자 모두에게 가까이 놓여 있다. 유튜브가 쿨하지 않다면 비메오(vimeo)를 사용하면 그만이다.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쉽게 비판할 수 없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구글 서비스가 경쟁사의 그것보다 훌륭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혁신의 땀방울을 통해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서비스 기업으로 구글이 성장했는지 또는 검색 시장에서 확보한 시장 지위를 악용하여 이메일, 뉴스, 일정 등의 여타 자사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강요했는지는 결과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아날로그 경제에 기초한 현행법으로 구글을 ‘독점 기업’을 정의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논쟁도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점은 거대한 구글 앞에서, 아직은 일부지만, 소비자가 구글 종속성을 걱정하고 두려워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치권이 이러한 사회적 공기를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에 의해 무인자동차가 대중성을 얻을 때, 구글에 의해 남몰래 세상의 모든 것을 촬영할 수 있는 구글 글래스가 유행할 때, 그리고 전 세계 자동차와 글래스에서 생산되는 연관 데이터가 구글의 서버로 흘러들어갈 때 구글에 대한 인류의 종속성은 증대할 수밖에 없다.

구글의 악한 의도 때문이 아니라, 다른 기업이 쫓아갈 수 없는 기술과 경영 혁신으로 구글이 디지털 사회의 견인차가 될 때, 소비자가 원해서, 소비자가 유익을 얻기 때문에 구글이 디지털 사회의 지배자가 될 때 구글은 역설적으로 사회적 위기 그 자체가 된다. 구글의 이러한 딜레마가 한국사회에서는, 부분적으로, 네이버에게도 작동할 수 있다.

단일 고장점(Single Point of Failure)으로서의 구글

잠시 상상해 보자.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약 1억 명이다. 이를 대상으로 하는 구글검색 시장 점유율은 90퍼센트를 넘은 지 오래다. 이 언어 사용자는 안드로이드 OS가 작동하는 스마트폰의 자명종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다. 그들은 구글 G-메일을 사용하고, 구글 드라이브로 문서작업을 하며, 구글 북스에 담겨있는 책을 읽고, 여느 방송사보다 유튜브의 다채로운 채널의 프로그램을 소비하며, 유튜브 음악을 들으면서 구글+를 통해 소통한다.

경영 실수에 의해서건 또는 기술적 오류에 기인해서건 구글이 멈출 때 사회가 붕괴하며 개인의 삶이 무너질 수 있다. 이른바 한 사회의 단일 고장점(Single Point of Failure)으로 구글이 기능하는 순간이다. (주: 단일 고장점은 그 요소가 동작하지 않으면 전체 시스템이 중단되는 요소를 가리킴)

그렇다면 ‘단일 고장점’으로 단일 기업이 발전한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한 개 기업의 서비스만 사용하는 소비자의 우둔함 때문인가? 소속 직원과 주주들을 위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잘못인가? 훌륭하고 멋진 다양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막대한 유익은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그런데 정치는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처한 이러한 딜레마에 정치는 얼마나 진지하고 치열하게 답변하고 있는가? 최근 프랑스, 독일 등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구글의 모습은 우려스럽다(참조: 구글과 프랑스, 독일의 갈등. 강 건너 불?).

결국, 해답은 소비자, 즉, 이용자에게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다양한 기업 또는 주체가 생산한 서비스를 사용하며 단일 고장점을 피하고자 하는 소비자 개인의 노력, 그리고 이러한 미디어 능력(Literacy)을 지원하는 정책, 그리고 인류가 곧 직면하게 될 단일 고장점에 대한 구글 (그리고 네이버)의 책임 있는 자세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모두의 선택이 중요한 때이다.

뉴스의 미래: 문제는 시장이다

아래 글은 슬로우 뉴스에 1. 뉴스의 미래, 문제는 공급과잉이다, 2. 뉴스의 미래,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서 배우자로 게재된 글을 하나로 통합한 글입니다.

—————————-

2009년 1월 네이버는 뉴스캐스트를 시작했고 그 이후 한국 온라인 저널리즘은 큰 변화를 겪어왔다. 개별 언론사 뉴스사이트에 대규모 트래픽이 유입되면서 작지 않은 규모의 광고 수입이 가능해졌다. 저널리즘의 수익 확대에 확실하게 기여했다는 점이 뉴스캐스트의 빛이라면, 낚시성 뉴스 경쟁을 구조화시켰다는 오명은, 각 언론사들과 책임 문제를 별론으로, 뉴스캐스트가 남긴 깊고 어두운 그림자로 기록될 것이다.

2013년 온라인 저널리즘의 환경 변화: 네이버 뉴스스탠드

그 뉴스캐스트가  2013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네이버 뉴스스탠드’로 대체되고 있다. 뉴스캐스트에서의 개별 기사가 사라지고 언론사 아이콘이 나타난다. 이용자가 이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뉴스사이트의 첫 화면과 같은 형태의 팝업 창이 뜨고, 다시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뉴스사이트로 넘어간다. 다시말해 뉴스스탠드에서는 이용자의 기사 또는 제목 선택에 앞서 언론사의 ‘브랜드’가 강조된다. 브랜드 파워에 기초한 트래픽 재편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관련기사: 네이버 뉴스스탠드: 분석, 평가, 예측)

브랜드로  위기극복?

그러나 이러한 브랜드 중심의 온라인 뉴스 소비구조가 한국 저널리즘 시스템 위기를 극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낚시성 또는 선정적 뉴스 경쟁 = 수익 확대’라는 비극적 유혹이 뉴스스탠드를 통해 극복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종이신문과 온라인뉴스는 서로 다른 상품 

온라인 뉴스시장을 논할 때 나타나는 가장 큰 오류는 종이신문과 온라인 뉴스를 동일한 시장상품으로 인식하는데 있다. 이러한 인식 오류는 동일한 기사가 종이신문에 그리고 온라인 뉴스에 사용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현상에 기인한다. 종이신문에서는 복수의 다양한 기사가 분리될 수 없는 묶음상품(Bundling)으로서 함께 유통되고 함께 소비된다.

반면 온라인 뉴스는 개별화되어 유통되고 다른 언론사에 의해 생산된 것과 함께 소비될 수 있는 상품이다. 두 개의 상품이 생산, 유통 그리고 소비되는 시장환경이 다르고, 수요와 공급이 생성되고 만나는 지점이 다르다. 그렇다면 이 두 개의 상품은 서로 다른 상품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상품에서 작동하는 시장원리가 다를 수 밖에 없고 비즈니스 모델 또한 구별될 수 밖에 없다.

1995년 vs. 2013년: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

1995년 어느 일요일을 상상해보자. 일요일에 배달되는 신문이 없던 시절이다. 1994년에 시작된 주간지 ‘한겨레 21’의 돌풍이, 1989년 창간되어 당시 주간지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던 ‘시사저널’을 위협하던 시기다. 주간지가 월요일 또는 화요일에 발매되었기에 일요일에는 지상파 뉴스외에는 소비할 뉴스가 없었다. 더욱이 1995년은 PC 통신의 시대로 월드와이드웹은 넷스케이프(Netscape)란 이름의 브라우저로 세상의 빛을 막 보기시작했을 뿐 미지의 땅이었다. 그러나 거친 세상의 소식을 전하는 뉴스와 잠시 거리를 둘 수 있었던 일요일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2013년 2월 어느 일요일. 포털뉴스는 북한 핵실험과 새로운 정부 출범 관련 뉴스로 넘쳐나고, 토요일 밤의 여유를 자랑질하는 사진으로 페이스북 뉴스피드는 꽉 채워져 있다. 트위터 타임라인은 다채로운 읽을 거리와 볼 거리를 뿜어낸다. 주간지가 넘쳐나고 일요판 신문도 등장한지 오래다. 여기에 TV의 주말 방송은 넘쳐나는 볼거리로 지친 삶의 짦은 쉴 틈마저 뺏어가고 있다. 이렇게 뉴스, 나아가 미디어 콘텐츠의 공급과잉이 시장에 주는 효과는 작지 않다. 한편으로 공급되는 상품의 가격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다른 한편으로 개별 소비자입장에서 볼 때 개별 미디어 상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진다.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시장!

이것이 현재 2013년 저널리즘 시스템의 물적 조건이다.

호텔링 법칙의 확장: ‘소비를 위한 비용’에 기초한 시장 분절

미시경제학에는 ‘호텔링 법칙’ 또는 ‘입지 모형’이라는 불리는 모델이론이 있다. 지난 20세기 초 통계학과 미시경제학에서 학술적 성과를 이룩한 해럴드 호텔링(Harold Hotelling)이 주창한 이론이다. 공급경쟁이 치열해지면 공급자의 시장 위치나 시장 가격 등 상품 구성요소가 비슷해지는 ‘경향’을 뜻한다. 서로 다른 정치정당이 유사성을 띄게 되는 과정을 설명할 때도 ‘호텔링 법칙’이 인용되곤 한다. ‘호텔링 법칙’은 아래 ‘그림’이 보여주는 것처럼 해변가에 위치한 두 개의 (이동식) 아이스크림 가게가 경쟁관계를 형성하면서 어떻게 가게 위치를 변경하는지를 설명한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해변에 놀러온 사람을 (잠재)고객으로 하는 두 개의 아이스크림 가게는 각각 서쪽에서부터 25m, 동쪽에서 25m 떨어져 있다. 또한 두 가게는 동일한 가격에 똑같은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 이 때 두 아이스크림 가게는 총 100m 길이의 해변에서 각각 50m 해변을 판매 지역으로 가지게 된다. 이로써 두 개의 아이스크림 가게는 잠재고객을 공평하게 분할한다(1번 상황).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는 두 개의 공급자가 존재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지리적 거리(=가게까지 이동 비용)에 의해 시장이 두 개로 분할되는 상황이다.

hotelling

서쪽 해변 끝에서 쉬고 있는 소비자가 동일한 가격의 아이스크림을 사먹기 위해 동쪽 가게로 이동하는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에게 발생하는 ‘소비비용’으로 인해 단일상품과 관련된 복수의 세부시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호텔링에 따르면 경쟁 시장에서는 오래 지속될 수 없거나 또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두 가게 주인이 담합 등을 통해 위치를 바꾸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을 경우, 각 가게 주인은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게 위치를 바꾸게 된다. 서쪽에 위치한 가게 주인은 “내 가게를 동쪽 가게 주인이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만 동쪽으로 이동시키면, 그 만큼 잠재 고객이 증가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다음 날 아침 자신의 아이스크림 가게 위치를 동쪽으로 4m 이동시킨다(2번 상황)

동쪽 가게 주인은 분할된 시장규모가 축소되었기에 고객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뜨거운 오후가 되어서야 알게된다. 다음 날 아침 동쪽 가게 주인도 서쪽으로 4m 이동한다(3번 상황). 두 가게 사이에서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 경우 두 아이스크림 가게의 위치는 49m와 51m로 가까워져 지리적 시장분할은 사라지게 된다. 100m에 이르는 해변가에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단일시장이 형성되는 순간이다(4번 상황).

이렇게 될 경우 해변가 양쪽 극단에 위치한 고객 중 일부는 열기를 품은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멀어진 가게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것을 포기할 수 도 있다. 때문에 두 가게 모두의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이것이 ‘호텔링 법칙’이다. 경쟁이 지리적 시장분할을 파괴하고 경쟁자가 동일한 경쟁위치를 차지하도록 만든다는 것과 이로 인해 전체 시장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호텔링는 주장한다.

물론 이에 대한 다양한 비판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서쪽 가게가 동쪽으로 조금씩 이동할 때 서쪽 극단에 있는 고객이 아이스크림을 사먹지 않게됨으로써 시장이 축소되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서쪽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은 동쪽 이동을 멈추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공급자 심리를 분석한 ‘호텔링 법칙’으로부터 경쟁자의 위치변동 보다는 ‘지리적 거리’ 또는 ‘소비자가 상품소비를 위해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동일재화가 거래되는 시장을 서로 다른 시장으로 나누어 쪼갤 수도 있고 때론 반대로 복수의 시장을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통합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교훈으로 얻을 수 있다. 이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본 시장분할과 시장통합 가능성은 신문시장과 온라인 뉴스시장을 분석함에 있어 뛰어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종이신문 시장 vs. 온라인뉴스 시장

(1) 묶음상품으로서 신문의 가격과 (2) 정기구독은 신문시장을 복수로 분할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복수의 신문을 정기구독하는 관공서, 기업을 제외한다면 종이신문 소비자는 보통 1개의 종이신문을 구매한다. 묶음상품인 종이신문을 구매하거나 정기구독할 경우 다른 종이신문을 소비하기 위해 소비자가 지불해야할 비용은 두 가지다. 다른 종이신문을 추가로 구매하는 비용과 결코 쉽지 않은 한 신문사의 정기구독을 끊고 다른 신문을 정기구독하는 데 발생하는 시간과 정성이라는 비용이다.

시장 점유율만큼 분절된 종이신문 시장

이 두 개의 비용은 소비자에게 하나의 종이신문만을 소비하게 하여 복수의 분절된 종이신문시장을 창출한다. 이 분절된 시장은 공급자 관점에서는 시장점유율로 표현된다. 하나의 종이신문이라는 닫힌 시장에 갇혀버린 소비자의 심리를 마케팅 용어로는 브랜드 충성도라 부른다. 요약하면 종이신문 시장은 시장점유율로 표현되는 높은 담벼락을 가진 복수의 세부시장으로 분절된다. 세부시장 사이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이동 비용’ 때문에 종이신문시장은 단일시장으로 제편되기 어렵다. 그러나 온라인 뉴스시장은 종이신문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소비비용 0으로 수렴하는 온라인뉴스

온라인 뉴스시장에서 소비자의 거래비용 또는 이동비용은 0에 가깝다. 클릭 몇 번만으로 다른 뉴스를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그림 1> 상황과 비교한다면 100m 해변에 분산되어 있는 소비자가 하나의 점에 결집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 단일지점에 공급자는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다. 소비환경의 변화가 공급자 경쟁을 심화시키는 형국이다. 공급자 관점에서도 공급경쟁은 강화되고 있다. 뉴스생산 인건비 변화는 없지만 기타 생산 비용과 유통 비용이 급락하면서 신규 뉴스생산자의 시장진입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비와 공급 두 측면에서 발생하는 (1) 강도높은 경쟁압력과 (2) 소비비용 및 공급비용 하락이 온라인 뉴스 가격을 아래로 끌어내린다. 나아가 앞서 살펴본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상황이 소비자 입장에서 뉴스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이렇게 뉴스 가격과 소비자 가치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 온라인 뉴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뉴스의 미래: 온라인 뉴스시장 분절

그렇다면 공급자 관점에서 과도한 시장경쟁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결 방법은 온라인 뉴스 ‘시장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두 가지 전략적 선택으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미니멀리즘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 소비자 이동비용을 증가시키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유료화를 통해 시장분절을 꾀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의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상품구성 관점에서 종이신문과 작별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즘: 질(Quality)은 양(Quantity)을 줄이는 것

‘고급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 고급 저널리즘은 온라인 뉴스 유료화 또는 온라인 뉴스 위기 탈출 해법으로 제시되는 유력한 방법론 중 하나다. 다수의 저널리즘 연구자와 일부 언론인들은 클릭 지상주의를 벗어나 저널리즘이 고급화의 길을 걷게 된다면 독자들은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뉴욕타임즈의 유료화 성공(?)을 대표적 사례로 들곤 한다. 여기서 따지고 넘어가야할 것은 ‘고급’ 또는 ‘상품의 질(Quailty)’ 개념이다.

시장에서 재화의 ‘우수함’이란 공급자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경쟁업체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기자와 편집국에서 많은 조사비용과 재작비용을 지불해서 생산한 기사가 때론 독자들에게 차갑게 외면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며칠 지나지 않아 유사한 내용이 다른 언론사에 의해 제공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진다. 경쟁자와 소비자가 공존하는 시장에서 재화의 우수함이란 관련 재화의 생산비용과 반드시 연관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고급 저널리즘은 때론 저비용으로 가능하다.

제프 자비스가 훌륭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고급 저널리즘은 독자에게 유용한 가치가 있는 정보와 아이디어를 전달 및 중개하는 것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제프 자비스는 클릭을 추구하는 기사 상품을 생산하는 능력이 아닌, 독자에게 기사를 넘어서는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저널리즘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살필 수 있거나,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가지고 있거나, 사회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가 알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쉼없이 관찰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소수의 기자 집단 또는 블로거 집단에 의해 고급 저널리즘은 가능하다. 고급 저널리즘은 경쟁자와 비교해서 위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가지고 있거나 또는 몇가지 능력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공급자에 의해 가능하다.

물론 빠르게 진화하는 웹 기술을 체득하고 있어야 함은 모든 것의 기본 전제다. 고급 저널리즘과 관련하여 주목할 가치가 있는 사례는 경제적으로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더 매거진(The Magazine)’이며, 무시할 수 없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슬로우뉴스’다. 기사를 생산하고 독자에게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경제성을 가지는 저널리즘 공급자에게 고급 저널리즘이다 또는 아니다라는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기사 생산량 증대라는 함정에 빠져 위에서 언급한 기준을 만족시키는 훌륭한 기사를 짧은 통신사 기사, 기업 홍보성 기사, 삼성과 애플의 대결, 충격! 헉! 경악! 등 제목 장사 기사, 드라마 줄거리 요약 기사 등과 섞어버리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magazine

공급과잉 시장에서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나 클릭 수를 지향하는 상품을 생산하는 것은 생산된 상품의 질과 무관하게 생산자 스스로를 파괴하는 행위다. 공급과잉 시장에서 독자에 의해 쉽게 잊혀지는 기사의 가치는 제로(0)에 가깝고,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가치없는 기사를 생산하는 브랜드는 독자에게 수 많은 공급자 중 하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하루에 100여 개의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가 있다. 100여 개 기사 중에는 다섯 개 또는 여섯 개 정도 훌륭한 분석기사 또는 탐사보도가 포함되어 있다. 또 다른 언론사는 하루에 두 개 또는 세 개의 기사를 생산한다. 그런데 이 작은 수의 기사는 독자의 가슴을 뛰게한다.

공급과잉의 시대,
결국 “적은 것이 많은 것(less is more)”이다.

양(Quantity)이 지배하는 저널리즘과 작별할 때 비로소 고급 저널리즘은 시작될 수 있다.

————————

뉴스의 미래 2,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서 배우자

지난 2009년 2월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은 정기구독(subscription)을 넘어 뉴스를 낱개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마이크로 지급체계(micropayment)를 도입하여 저널리즘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찬반논쟁을 시작으로 지난 4년 동안 온라인 뉴스 유료화와 그 방법에 대한 수 많은 논쟁과 시도들이 이어져 왔다.

온라인 뉴스 유료화: 논쟁과 시도들

루퍼트 머독의 야심작 ‘더 데일리’(The Daily)의 실패, 뉴욕타임즈 유료 서비스의 부분적 성공 등 대비되는 소식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애타게 찾고 있는 전 세계 수백만 언론사에 전해지고 있다. 디지털 뉴스 또는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왜 이렇게 잔인할 정도로 어려운 것인가? 답은 앞서 강조한 것처럼 과잉공급 상태인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공급과잉이 지배하는 디지털 뉴스시장에서 유료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개별 언론사의 기사 수준이 아니라 경쟁 상황이다.

모든 언론사가 담합을 통해 (가상)독점을 형성하지 않은 이상, 대체재가 지천에 깔린 시장에서 상품에 대한 ‘유료화 장벽’(Paywall)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시장 상황을 탓하며 개별 언론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인가. 앞서 언급한 미니멀리즘은 소수 기자 집단 또는 블로거 집단에서 가능한 일이지, 기자 수가 100여 명을 훌쩍 뛰어넘는 조직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 아닌가.

유료화 장벽(Paywall)을 통해 돈을 (미리) 내지 않는 독자에게 기사 접근권을 빼앗아버리는 방식에는 언론자유 등 자유의 깃발을 높이 든 언론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전체주의적 향기가 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존재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접근권을 조절하는 뉴욕 타임즈의 유료화 정책은 성장 잠재력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일반화된 유료화 공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뉴스 유료화의 실마리: 게임시장에서 배우자

그렇다면 유료화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유사한 공급 과잉이 지배하는 디지털 시장은 또 어디일까?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 및 지구화와 함께 빠르게 단일시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급과잉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래 표는 2013년 2월 17일 기준으로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아 진 10개의 앱을 나열하고 있다(출처: Applyzer.com). 10개 앱 중 8개가 게임 앱이고 그 중 7개가 무료 앱이다.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를 살펴보면 인기 앱 대다수가 무료 게임 앱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반면 뉴스 관련 앱은 쉽게 찾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아마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뉴스는 앱을 통해 소비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론사가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절박하게 실험하고 도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itunes_app_download_ranking_2013_02_17

게임과 뉴스는 상품 성격이 다르고, 게임은 전통적으로(!?) 유료화가 쉽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새로운 시장이기는 하나 다양한 게임 장르가 통합되고 국가별, 언어별 경계가 허물어져 공급경쟁이 매우 심화한 시장이다. 게임으로 경제적 성공을 거두기 쉽다는 생각에 전 세계적으로 시시각각 수많은 게임 제작자들이 불나방처럼 게임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경쟁 압력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무료 게임 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면 ‘토킹 톰’(Talking Tom)처럼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보급된 게임이 아니고서는 ‘배너 광고’로 수익을 유지 및 확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표1>에 열거된 게임 대부분은 배너 광고에 기초한 수익모델에 의존하지 않는다. 광고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럼 어떻게 위의 게임들은 돈을 벌고 있을까?

모바일게임 5단계 수익전략

스마트폰 또는 테블릿 게임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은 악착같이 ‘고객 중심’을 고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1. 멋지고 재미있는 게임을 ‘무료’로 제공
  2.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다양한 수단을 강구, 이른바 ‘손쉽게 시작하기(Smooth On-Boarding)’ 기획
  3. 결정적 순간에 수백 원대의 기획 상품 또는 서비스로 소비자를 유혹
  4. 동적 가격정책(Dynamic Pricing)
  5. 서비스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의 충성도 및 매출 증대

1. 무료 콘텐츠 유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과열되면서 유사한 게임, 다시 말해 대체재가 넘쳐난다. 서비스 차별화에서는 게임 제작사의 브랜드도 작은 역할을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래픽과 사운드가 큰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은 첫눈에 들어오는 멋진 디자인의 유혹에 종종 무너진다. 또는 익숙한 브랜드와 게임명에 신뢰를 보낸다.

온라인 저널리즘도 이와 유사하게 작동할 수 있다. 좋은 글을 읽었던 경험을 가진 블로거의 새로운 글에 독자는 호의적인 편이다. 새로운 시각과 인식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러한 호의를 유료 장벽(Paywall)으로 차단할 필요는 없다. 언론사 및 팀블로그는 콘텐츠 접근권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종이잡지를 포기하고 디지털 저널로 다시 태어난 ‘이코노미스트’는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생산한 블로그 및 앱을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2. 손쉽게 시작하기(Smooth On-Boarding) 전략

스마트폰 게임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첫 게임을 시작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그 과정이 복잡하다면, 해당 게임은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북미 및 유럽 뉴스사이트가 최근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 디자인(UX design)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는 이유다. 이른바 ‘손쉽게 시작하기’(Smooth On-Boarding)는 직관적 디자인 등 유저 인터페이스(UI)에 제한될 필요가 없다.

독자가 댓글을 달고, 트윗하고 페이스북으로 공유한 기사와 유사한 주제의 기사가 새롭게 발행된다면 이 소식을 독자에게 알려줄 방법은 없을까? 독자가 ‘기록정보파일(HTTP cookie)’를 명백하게 허용한다면 이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서비스는 어떻게 가능할까? 모든 고민과 기술은 ‘충격! 헉! 숨막히는!’류의 이미지 클릭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보 소비자인 독자의 재방문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3. 자잘한 유료 서비스 제공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보면 단순 손가락 노동을 절약할 수 있는 유료 트랙터, 또는 새로운 배경과 작은 변형을 포함한 유료 레벨 등이 제공된다. 이 유료 서비스를 소비자가 선택하느냐 아니냐 보다 중요한 것은 저가 유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점이다. 이 시점을 소비자는 게임 시작 전에 알 수 없다. 이들 유료 상품은 게임 소비자의 소비욕구가 발생하는 시점을 예측하여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통계 시각화 및 공유 서비스인 ‘스태이티스타’(Statista)를 이용하여 통계 수치를 기사에 제공하자. 이 통계 자료를 블로그에 공유하고 또는 개인 발표 자료에 공유하는 것은 CC 라이선스를 통해 허용된다. 한편 대학생 또는 직장인 중 일부는 시각화된 통계 보다 풍부한 원자료를 원할 수 있다. 또는 일부 독자는 고해상도의 인포그래픽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정보 필요를 알아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소비 순간순간에 새로운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험이 필요하다. 이 실험이 가능한 시스템 능력이 또한 필요하다.

4. 동적 가격정책(Dynamic Pricing)

렌트카 서비스에는 다양한 요금제가 존재한다. 주말 요금, 평일 요금, 학생 요금, 이사철 요금, 조기 예약 요금 등이 그것이다. 게임에도 요금제는 다양하다. 멀티팩, 주말 특별 서비스, 레벨 업 일시 무료 등 게임은 소비자의 돈주머니를 털기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이렇게 시간에 따라 또는 소비자의 구성에 따라 가격을 변화시키는 것을 동적 가격정책(dynamic pricing)이라 부른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A의 고정 가격정책보다 B의 동적 가격정책이 파란색 총면적이 크다. 또한 고정가격은 초기에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진입을 차단하는 효과(맨 왼쪽 노란색 영역)를 가지고 있어 파란색 영역 실현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동적 가격정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개별 뉴스 또는 블로그 포스트에 대한 인기도 또는 대중성을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슬로우뉴스가 진행한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 팩트 체크(1차, 2차, 3차) 는, 최근 박근혜 정부 출범에 맞춰 전자책으로 출판하긴 했지만, 그 뛰어난 완성도에 비해 시의적절한 상품화를 실현할 시스템 부재와 정당, 행정당국 등 관련 소비자의 미형성이라는 이유로 순발력 있는 수익사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따라서 동적 가격정책을 가능케 할 수 있는 뉴스 정보 서비스 및 가격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제작할 필요가 제기된다. 특히 유감스럽게도 디지털 콘텐츠에 동적 가격정책을 구현하는 시스템에 대해 현재 야후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dynamic_price

5. 소비자 충성도 증대 프로그램

게임을 하다 보면 갑자기 자신의 점수가 올라가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또는 게임 주인공의 몸이 커지고, 힘이 강해지는 순간이 예상치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이러한 행운의 순간이 이어질 때 게임 소비자의 만족감은 크게 증가하기 마련이다.

게임에서 얻을 교훈에 하나 더 추가하면, 충성도 유지를 위한 업데이트다. 앵그리버드 등 롱런 대형 히트작의 또 다른 요소가 있는데, 한번 구매한 고객들이 계속 게임에 질리지 않고 그걸 ‘플랫폼’으로 여길 수 있도록, 즉, 더 많은 인-게임 유료구매와 브랜드 인지도로도 이어지게 하는 ‘업데이트’이다. 새로운 스테이지, 아이템 제공, 버그 수정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스타크의 패치도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뉴스 사업으로 치면 특정 이슈에 대한 계속된 후속 보도와 이전 기사들로 다시 맥락 짚어주기 등이 이런 게임의 업데이트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뉴욕타임즈(NYT)의 타임즈 셀렉트(Times Select)를 대표적인 사례로 뽑을 수 있겠다. 이러한 만족감과 기쁨의 순간을 온라인 뉴스는 제공할 수 없을까? 특정 기사를 이메일을 통해 공유할 때 또는 페이스북에 공유할 때 등 어느 특정 순간에 보다 깊은 정보 서비스를 누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

소비자 중심성이라는 화두

저널리즘의 혁신은 (1) 종이신문의 패러다임과 클릭 지상주의를 벗어나 미니멀리즘에 기초한 새로운 고품격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노력에서 시작될 수 있다. 또한, 저널리즘 혁신은 (2) 공급과잉이 지배하는 시장의 특징을 이해하고 (3) 정보 서비스로 저널리즘의 새로운 성격을 수용하며 그리고 (3) 정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웹 친화적인 정보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에서 확대될 것이다.

게임산업은 1980년대 콘솔 기반 게임에서, 1990년대 PC기반 게임으로, 그리고 2000년에 진입하면서 인터넷 기반 게임으로 진화하였다. 그리고 2010년을 통과하며 모바일 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 환경을 만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및 시장 환경 변화에 조응하며 진화하는 게임산업에서 타 미디어 산업이 배워야 할 것은 소비자 중심성이다.

소비자를 철저하게 통계 수치화하고, 돈벌이로만 바라볼 때, 오히려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서의 저널리즘의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소비자 중심의 저널리즘은 인간의 목소리를 가진 진실한 소통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