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2014년 주목할 만한 7가지 디지털 흐름

아래는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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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유행을 예측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른다. 특히 IT 매체의 추정 기사를 읽다 보면 ‘세상의 변화가 숨 가쁘게 진행될 거야, 멋진 디지털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분발해!’라는 속삭임을 듣곤 한지만, 믿거나 말거나라는 의심이 생기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이 글에서는 2014년 디지털 경제에 대한 예측을 밑바닥에 깔고 그 위에 아쉬움과 실망의 소금을 뿌려보려 한다. 2014년 디지털 점괘가 얼마나 정확했는지는 2015년 1월 슬로우뉴스를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구슬아~ 구슬아~ 2014년을 보여다오"  (합성, 원본 출처: OakleyOriginals CC BY )

“구슬아~ 구슬아~ 2014년을 보여다오”
(합성, 원본 출처: OakleyOriginals CC BY )

1. 이어지는 IT 업계의 ‘기업공개’ 파티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아마존의 주가가 2014년에도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애플,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과 더불어 이들 4개 기업의 주가는 IT 기업 주식 일반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경색시키지 않기 위해 2014년에도 양적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주식시장에 좋은 신호다.

미국에서는 드롭박스가 기업공개(IPO) 대열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에버노트 또한 강력한 기업공개 후보다. 그러나 아쉽게도 에버노트 대표 필 리빈(Phil Libin)은 2013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르웹(LeWeb) 행사에서 2014년 에버노트의 기업공개는 없을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한국 카카오와 일본 라인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에 뛰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카카오와 라인의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아래 3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2. 노동의 기반시설로서 인터넷 + 정부 3.0 실패

월드와이드웹에서 특정 서비스의 성장을 되돌아보면, 언뜻 보기에는 하찮은 아이디어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대다수 이용자의 생활에 큰 변화를 주는 서비스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생의 데이트 보조수단으로 시작했던 페이스북은, 기업 마케팅의 변화를 이끌어냈을 뿐 아니나 아랍의 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사회운동의 조직화에 주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웹 서비스 그리고 스마트폰 앱은 처음에는 개별 이용자에 의해 사적으로 이용되다가 그 이후 기업과 정부로 이용범위가 확대된다.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노동의 기반시설(Infrastructure)이 변하게 된다. 드롭박스와 그 유사 서비스인 네이버 엔드라이브, KT의 유클라우드 등을 예로 들어보자. 외장 하드 대신 가상 하드를 통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아이디어는 사실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상상이 현실이 된 드롭박스를 처음 사용했을 때 느낄 수 있었던 놀라운 매력은 쉽게 잊을 수 없다. 학기 말 리포트를 드롭박스 링크로 제출하고, 공유 폴더를 통해 여친과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드롭박스의 매력을 즐길 줄 아는 개인이 처음에 있었고, 그 이후 작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가상저장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대기업과 정부기관 대다수는 가상저장 장치 이용을 아직은 (겉으론) 금지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대기업 직원과 공무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상저장 서비스에 흠뻑 젖어들고 있다.

에버노트와 구글 드라이브 또한 드롭박스와 유사하게 개인 이용자에서 시작해서 작은 기업을 거쳐 대기업과 정부기관으로 이용자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2014년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형조직에 스며드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비록 핀터레스트, 라인, 스냅챗 등과 비교해서 매력적이지 못할지라도,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생성하고, 관리하고, 공유하고, 보관하는 서비스는 인터넷의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유용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NSA의 감시 행위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의 세계 확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국가보안국(NSA)의 인터넷에 대한 파렴치하고 불법적인 감시는 드롭박스, 에버노트, 구글 드라이브 등 미국 서비스의 세계적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기능하고 있다. 미국 애국법(Patriot Act), 전자 커뮤니케이션 프라이버시 법(ECPA, Electronic Communications Privacy Act), 외국 정보 감시법(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Act) 등 미국정부의 인터넷 감시를 가능케 하는 법들을 전면 공격하는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가 2014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스위스 은행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던 것처럼, 스위스 은행 스타일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할 것이다.

한편 한국정부는 2013년부터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을 슬로건으로 하는 정부 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공개 데이터 및 문서의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임정욱이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 기사를 읽고”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보안을 구실로 인트라넷에 갇혀 있는 것이 한국 정부기관의 현실이다.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한국 IT 전통에 대한 진단 없이 허울 좋은 구호를 남발한다고, 없던 ‘개방과 공유 유전자(DNA)’가 생기는 일은 없다. 2014년, 정부 3.0의 전시용 성과만이 넘쳐날 것이다.

3.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경쟁의 가속화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라인, 위챗, 카카오톡…. 2014년 세계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시장에서 열띤 경쟁을 펼칠 주인공들이다. 궁금증은 이렇다. 직접 네트워크 효과에서 출발하고 있는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도 이른바 ‘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까?

실마리는 샌프란시스코의 투자전문가 찰스 허드슨(Charles Hudson)의 블로그 포스트에서 찾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 2013년 11월 그의 글을 처음 접하고, 손바닥으로 무릎을 치며 ‘바로 이거야’를 외쳤다.) 그가 주목하는 기능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푸시 알림 서비스(push notifications)다. 이 기능이 존재하는 한, 개별 이용자에게 있어 상대방과 한 개 또는 다섯 개의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 소통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명의 이용자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을 동시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모바일 메시징 시장을 독식하는 일은 ‘알람 기능’ 때문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풀 커뮤니케이션(Pull Communication)과 달리 그룹 채팅 기능을 포함해서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푸시 커뮤니케이션(Push Communication)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에 내장된 푸시 알림 서비스로 인해 카카오톡, 라인 또는 마이피플 등 다양한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 상대방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복수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의 동시 사용 가능성은 관련 시장의 파편화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영원한 1위 사업자는 없다. 이 때문에 왓츠앱이 지배하고 있던 스페인, 독일 또는 이란에서 라인이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 나라별 1위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위치를 유지 또는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2014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나라별 1위, 2위 순위 바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 직접 네트워크 효과 및 잠금효과(Lock-in Effect)가 취약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 영원한 승자가 없을 수 있다는 판단을 투자자가 하게 될 경우, 왓츠앱, 카카오, 라인의 기업공개는 매력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공개가 진행된다 하여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수준의 메가톤급 기업공개는 없을 것이다.
  • 잠금효과를 가능케 하는 기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카카오 및 라인의 ‘유료 스티커’, ‘유료 게임’ 등은 이용자의 잠금효과를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유효한 전략이었다. 따라서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카카오와 라인을 닮아가고, 카카오와 라인이 스냅챗의 기록되지 않는(off the record) 메시지 기능 등을 추가하는 등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가 서로서로 닮아가는 수렴현상이 진행될 것이다.

4. 파워 블로거 재등장과 콘텐츠 마케팅 확산

한국 기업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이른바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뛰어든지 길게 보면 만 3년이 지나가고 있다. 각종 이벤트로 고객을 불러 모으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기업도 많다. 그러나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고객과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때문에 이야깃거리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콘텐츠 마케팅이 2013년 북미 및 유럽 기업에서부터 확산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는 자신들이 생산한 콘텐츠가 고객에게 쉽게 전달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기업 담당자는 외부에서 이미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들은 비록 파편화되어 있지만 바로 블로거, 유튜버(Youtuber), 트위터러, 인스타그래머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른바 파워 블로거가 사회적 비판의 대상으로 발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 마케팅 및 홍보 담당자는 스마트폰에서 확산력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젊은 세대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학생 기자단’의 활성화도 이와 같은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 블로그 등 플랫폼의 노령화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젊은 세대에게 있어 네이버 블로그는 이미 기성세대의 잔치판이다. 새롭게 블로그를 시작해서는 도저히 기존 파워 블로거를 따라잡을 수 없다. 나아가 PC 기반에서 탄생했고 성장한 네이버 블로그가 과연 모바일에서도 유용한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콘텐츠 마케팅을 위한 서비스

젊은 콘텐츠 생산자의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이는 모바일 친화적인 플랫폼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은 반대로 젊은 콘텐츠 생산자들을 잡아야 한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이미지 기반의 카카오스토리, 또는 생산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다음의 스토리볼 등이 이들 젊은 콘텐츠 생산자를 유혹하기 위해 2014년 열띤 경쟁을 전개할 것이다. 물론 기업 마케팅과 홍보에 콘텐츠 생산자를 싼 값에 활용하는 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증가할 것이다.

5. 뒷문으로 조용히 사라질 창조경제

1970년대 미국 백인 중산층 집에 하나쯤 있었던 먼지와 기름 때 쌓인 창고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로 인해 혁신의 모태로 인식되곤 한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까지 창고는 자동차, 개인용컴퓨터(PC) 등 새로운 기계가 만들어지고 낡은 기계가 진화하는 혁신의 공간이었다. 실제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제품은 창고에서 만들어졌다. 그 때문인지 한국의 대학교, 지자체 등에서는 크고 작은 벤처지원공간, 청년창업센터, 창작지원센터 등을 앞다투어 만들고 있다. 대도시의 높은 임대료를 고려한다면 무료 또는 저렴한 입주비용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게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창고=공간=혁신’라는 등식은 창고가 가진 의미를 축소할 수 있다. 자동차, 개인용컴퓨터(PC) 등 인류의 문명을 바꾸었던 기술혁신은 재정 지원이 넉넉한 대형 기업 및 대학교의 연구소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사회적 조명과 관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그리고 남몰래 일어났다. 그것이 창고의 메타포에서 읽어내야 하는 교훈이다. 창고라는 요란스럽지 않은 장소에서 주변의 주목과 다소 떨어진 상태로 당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열정의 부산물이 바로 혁신이다.

창조경제는 과연 언제쯤 손에 잡힐 것인가

창조경제는 과연 언제쯤 손에 잡힐 것인가

그런데 요란스럽게 장관과 대통령이 나서 창조를 떠들고, 정부지원금 규모 확대한다고 디지털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까? 창조를 가로막는 IT 전통(Legacy)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검토하는 일이 우선이고, 어쩌면 혁신을 가로막는 IT 전통을 뜯어고치는 것이 창조경제의 지름길이다.

오픈소스 문화는 감히 꿈도 꿀 수 없게 만드는 개발자 임금구조, ‘인터넷=네이버’ 정도 생각하는 정책결정자, 승진 기회가 제한된 IT 전문직 공무원, 한편으론 한글과 컴퓨터를 지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개방을 이야기하는 인지 부조화, 액티브엑스 먹이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집단, 검색 서비스에 관한 인문과학 및 사회과학 논문 몇 편 없는 나라에서 일명 “검색서비스 권고안”을 버젓이 내놓는 행정관료… 이러한 환경에서 창조경제가 2014년 구현된다면, 인류는 2014년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6. 더욱 망가지는 저널리즘

지난 2010년 독일 악셀 스프링어(Axel Springer) 대표 마티아스 되프너(Mathia Döpfner)는 당시 살아있는 스티브 잡스에게 다음과 같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하루에 한 번 (무릎을 꿇고) 앉아 스티브 잡스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아이패드를 만든) 스티브 잡스가 언론사를 구했다. (Sit down once a day and pray to thank Steve Jobs that he is saving the publishing industry.)

2010년 이후 전 세계 언론사 및 방송사는 앞다투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을 만들었고 독자와 시청자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도가 부족했는지 일부 앱을 제외하면 차가운 이용자의 외면을 감내해야 했다. 특히 한국 상황은 언론사 및 방송사에 더욱 참담하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와 뉴스스탠드 논쟁에 몰두하며 이른바 클릭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사이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네이버 앱과 다음 앱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그로 인해 무가지 신문은 몰락하고 가판 신문의 판매는 뚝 떨어졌다. 이미 저널리즘 시장은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지만, 한국 저널리즘은 아직도 종이매체에 집중하고 있어 네이버 및 다음 종속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기자나 블로거라면 꼭 알아야 할 2013년 저널리즘 트렌드 8가지”에 소개된 것처럼, 해외에서는 크고 작은 저널리즘 혁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저널리즘은 여전히 ‘트래픽 함정’에 빠져있다. 이러한 경향은 2014년에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없는 혁신은 없다. 종이신문 광고 시장의 축소는 더욱더 언론사의 모바일 투자를 제한할 것이다.

제목 낚시질의 백미

제목 낚시질의 신기원: 조선닷컴이 언론의 바닥까지 다 보여줬다

7. 방송시장 재편 시작

AOL과 함께하는 하이디 클룸, 야후와 함께하는 톰 행크스, 소니와 함께하는 제리 사인펠트,  아마존과 함께하는 존 굿맨, 유튜브와 함께하는 마돈나,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캐빈 스페이스. 이들은 모두 지난 2011년부터 앞에 나열된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이른바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program)를 제작한 스타들이다. 영미권 방송산업에서 2013년 키워드 중 하나는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program)였다.

2013년 한 해 동안 케이블 등 전통 방송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유통된 오리지널 콘텐츠는 78편에 달한다. 대표작은 캐빈 스페이스가 주연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다. 아마존 또한 “알파 하우스(Alpha House)”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대열에 합류하였고, 심지어 NBC 유니버설, 폭스 방송, 디즈니 ABC 등 3개 미국 대형 방송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훌루(Hulu)에서도 “배틀그라운드(Battleground)”라는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엑스박스 라이브용으로 음악방송을 시작하였고, 페이스북도 이에 뒤질세라 ‘페이스북 라이브’라는 음악방송을 2013년 시작하였다.

이렇게 야후, AOL,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막대한 돈을 들여 영상제작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 가지 전략적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첫째, 이용자를 자사 플랫폼에 묶어 놓기 위해 영상 콘텐츠 제작에 직접 나서고 있다. 웹 플랫폼  사업자 사이의 경쟁격화는 자연스럽게 이용자의 관심과 체류시간을 사로잡기 위핸 콘텐츠 경쟁을 불러일으켰고, 한국 포털이 웹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면 미국 플랫폼 사업자는 영상 콘텐츠를 들고 나온 것이다. 미국 넷플릭스 이용자는 하루 평균 87분, 월평균 2,600분을 영상소비에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유튜브 이용자는 월 평균 401분을 쓰고 있으며,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가 동영상 소비에 쓰는 시간은 월 평균 25분이다(출처1, 출처 2).

둘째, 이용자 체류 시간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광고 매출을 증대시킨다. 나아가 스타가 출연하고 높은 제작비가 들어간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광고 매출을 가져온다. comScore 분석자료를 보면, 유튜브는 훌루에 비해 높은 도달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용자당 광고노출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동영상 콘텐츠의 종류와 수준에 따라 이용자의 광고 집중도와 광고주의 선호도가 크게 나뉘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인기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외부에서 구매할 경우 라이선스 비용이 함께 상승하기 때문에, 광고매출의 증가가 유통 플랫폼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여기에 바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이유가 있다. 높은 광고매출을 보장하는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여 이익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셋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생태계가 확대되었다. 전통 방송사를 위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뿐 아니라 야후, AOL, 유튜브 등 웹 플랫폼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작사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나아가 유튜브는 로스엔젤레스, 런던 그리고 도쿄에 직접 스튜디오를 만들어 창작자를 육성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경우 영상작가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웹 플랫폼 사업자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2014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과 유사하게 브라질 월드컵과 소치올림픽 생중계에 직접 나설 것이다. 이와 다소 유사한 흐름이 JTBC의 네이버 및 다음 중계를 계기로 한국에도 2014년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미 스포츠 중계의 매력을 느낀 네이버 및 다음이 스포츠 중계의 외연을 확대할 것이다. 다만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는 작은 시장규모 또는 경쟁 사업자에 대한 정치적 배려 등의 이유로 소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014년, 한국 디지털 환경 변화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낙후된 정부 당국의 정책과 규제가 계속해서 발전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며, 언론사 및 방송사 등 전통 미디어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는데 장애요인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간단치 않은 환경 속에서도 혁신을 이뤄나갈 크고 작은 기업에, 그리고 이용자 자신에게 적잖은 기대를 걸어보자. 이제 막 새해를 시작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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